23, 31일에도 추가 공연
“코로나19로 너무 힘든데, 좋은 공연 준비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올해 출범한 경남도립극단(감독 박장렬)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연기를 거듭한 끝에 한글날 무대에 올린 창단공연 ‘연극 토지Ⅰ’이 관객들의 호평을 받았다. 진주의 경남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열린 이 공연에는 경남도민뿐 아니라 먼 곳에서 온 관객도 적지 않았다. 경북 포항에서 남편과 함께 다녀간 50대 주부는 “가을에 좋은 선물을 받은 느낌”이라고 칭찬했다. “스케일 큰 연극을 모처럼 지역에서 볼 기회였는데 전체적으로 좀 과한 느낌이 있어 아쉬웠다”는 평가도 있었다.
연극 토지는 박경리의 대하소설 ‘토지(土地)’를 각색한 것으로 연극으로는 첫 시도다. 대본은 김민정 작가가 경상도 사투리를 섞어 맛깔스럽게 풀어냈다. 출연진과 제작진 등 연인원 60여 명이 참가한 대작. 경남연극제 연기대상에 빛나는 김수현, 김현수, 박승규, 이은경을 비롯해 신인 연기상을 받은 손상호, 한재호 등 쟁쟁한 배우들이 무대에 섰다.
경남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은 1528석이지만 극단 측은 코로나 예방을 위한 거리 두기 차원에서 회당 400명씩만 입장시켰다. 극단은 23일 통영시민문화회관, 31일 창원3·15아트센터에서 한 번 더 토지를 무대에 올린다. 내년엔 주인공 서희가 하동을 떠나 간도에서 생활하는 장면부터 시작하는 ‘연극 토지Ⅱ’를 만들 예정이다. 박 감독은 “연극 토지는 다양한 인간 군상을 통해 우리가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를 생각하게 하는 작품이다. 도민들의 응원, 배우와 제작진의 노력으로 숱한 어려움을 극복하고 작품을 선보여 기쁘다”고 말했다.
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