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코나EV 잇단 화재 후폭풍
○ 코나 화재에 촉각 세우는 중국 업계
코나EV 화재 논란이 수면 위로 올라온 이달 초부터 11일까지 중국 관영방송인 중국중앙(CC)TV, 신화통신 등 현지 매체들은 “코나EV 결함 신고 중 80%가 배터리 관련이다” “중국향(向) 코나EV는 LG화학 배터리를 사용하지 않는다”는 등 사건을 상세히 보도하며 “한국에서 전기차 안전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현대차에 따르면 중국 현지 코나EV 모델은 CATL의 배터리를 탑재하고 있다. 아직 중국 코나EV 화재는 보고되지 않았다.
그렇다고 중국산 배터리가 장착된 전기차에서 화재 사고가 없지는 않았다. 올해 5, 8월 CATL의 배터리 ‘NCM811’을 탑재한 중국 완성차업체 GAC의 전기차 ‘아이온S’에서 모두 세 차례 불이 나며 중국산 배터리의 안전성 논란이 제기된 바 있다. 이번에 LG화학 배터리가 들어간 코나EV 화재가 국내외에서 13건이 이어지면서 한국산 배터리도 같은 논란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이는 중국 현지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면서 그간 위축된 시장 수요가 대거 회복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8월 중국 전기차 배터리 사용량은 전년 동월 대비 두 자릿수(37.4%) 급증했다. 1∼8월 누적 점유율로는 여전히 LG화학이 글로벌 1위지만 이번 배터리 안전성 논란 파장에 따라 순위가 바뀔 수도 있는 것이다.
○ 업계 “신뢰성 타격 피치 못할 것” 우려
LG화학은 국토부 발표 이후 “현대차와 공동으로 실시한 재연 실험에서 화재가 발생하지 않았다. 화재 원인이 배터리 셀 불량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고 반박했지만 업계는 신뢰성 타격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전망한다. 불이 난 피해 차량의 배터리팩이 대부분 전소돼 추가적인 원인 파악에는 시일이 소요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33건 발생한 에너지저장장치(ESS) 화재는 결국 근본 원인을 밝히지 못하고 배터리 내부 에너지 밀도를 낮추는 방식으로 해결이 이뤄졌다.
배터리 업계에서는 배터리와 관련된 문제에는 셀 결함, 패키지 공정 결함, 그리고 운행 중에 비롯될 수 있는 관리 결함(충전 전압 초과 등) 등 여러 가지 가능성이 있을 수 있는 만큼 ‘셀 결함 가능성’을 못 박은 이번 발표가 다소 성급했다는 비판도 나온다. 국토부는 현재 자동차안전연구원(KATRI)이 진행 중인 결함 조사 결과에 따라 사고 원인을 최종 발표할 예정이다. 한 배터리 업체 관계자는 “배터리 화재는 규명 기간이 길 뿐만 아니라 완성차 입장에선 일단 리스크가 발생하면 경쟁사 제품으로의 교체도 가능하다. 중국 경쟁 업체들이 유럽 고객사 확보에 주력하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 업체들이 타격을 입을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곽도영 기자 now@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