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중재로 시신-포로 교환 합의… “조만간 실질적 평화회담 가질 예정” 무력충돌 원인 ‘영유권’ 해결 못해… 휴전 직후에도 일부 지역서 교전
분쟁 지역 나고르노카라바흐에서 2주간 무력 충돌을 빚은 아르메니아와 아제르바이잔이 러시아의 중재로 휴전에 합의했다. 그러나 무력 충돌의 원인이 된 분쟁 지역의 영유권 문제를 매듭짓지 못해 미봉책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10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은 “아제르바이잔과 아르메니아가 사망자 시신과 포로를 교환하기 위해 이날 정오부터 휴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9일 모스크바에서 휴전협정을 시작한 양국 외교장관은 10시간의 마라톤회담 끝에 협상을 마무리했다. 양국 포로와 시신 교환 등은 적십자 국제위원회가 중재하기로 했다.
이번 휴전협정에서 러시아는 나고르노카라바흐 분쟁 조정을 위한 국제 협의체 민스크그룹의 공동 의장국 자격으로 협상을 중재했다. 러시아는 같은 동방정교를 믿는 아르메니아의 전통적인 우방으로 집단안보조약을 맺고 있다. 옛 소련 국가인 아제르바이잔과도 가까운 편이다.
갈등의 불씨가 그대로 남은 만큼 양국 간 긴장은 여전하다. 실제 양국은 휴전협정이 발효된 지 몇 분 만에 상대국이 합의를 어겼다며 날을 세웠다. 아르메니아는 아제르바이잔군이 휴전이 발효된 10일 정오를 몇 분 지난 시점에 남부 카판 마을을 포격해 민간인 2명이 숨졌다고 주장했다. 반면 아제르바이잔은 공격설을 부인하며 오히려 자국 도시 간자 주거지에 아르메니아군 미사일이 떨어져 9명이 숨졌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양국이 분쟁을 벌이는 나고르노카라바흐는 국제법상으로 아제르바이잔 영토이나, 아르메니아가 실효 지배하는 지역이다. 1992∼1994년엔 양국이 이 지역을 두고 전쟁을 치르는 등 소련 해체 이후 30년간 분쟁을 이어오고 있다.
아제르바이잔과 아르메니아는 지난달 27일부터 나고르노카라바흐를 놓고 무력 충돌해 양측에서 300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다고 BBC는 전했다.
카이로=임현석 특파원 lh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