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성수 금융위원장이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의 금융위원회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0.10.12/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옵티머스자산운용의 사모펀드 사기 사건 과정에서 금융위원회가 편의를 제공했다는 의혹에 대해 “그런일은 없다”며 정면으로 반박했다. 또한 사모펀드 문제에 대한 금융위의 대처가 소극적이라는 지적에는 “사모펀드가 1만개가 되는데 300명이 되는 금융위의 인원으로 일일이 다 조사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 않느냐”고도 했다.
은 위원장은 12일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열린 금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이 김재현 옵티머스 대표와 금융위 자산운용과장 간 통화 녹취록을 공개하면서 편의 제공 의혹을 제기하자 “내부적으로 확인을 해보니 (강 의원이 편의 제공 전화를 받았다고 주장한) 담당 과장은 전화를 받은 적이 없다고 한다”고 답했다.
강 의원이 이날 공개한 통화 녹취록에 따르면 금융위 직원은 김 대표가 대주주 변경 사후승인 신청 접수를 위해 연락을 취했다고 하자 “오후 5시까지 와달라”면서 대주주 변경 사후승인 요청 공문도 변경해서 제출해달라고 했다. 강 의원의 주장은 옵티머스 최대주주를 이혁진 전 대표에서 양호 전 나라은행장으로 변경하고자 금융위에 사후승인을 신청하면서 도움을 요청했고 금융위에서 편의를 제공했다는 것이다.
은 위원장은 같은 당 윤창현 의원이 ‘옵티머스 사건에 대해 소극적으로 다루는 것 같다’고 지적하자 “300명이 되는 인원으로 일일이 다 조사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 않느냐”면서 “징후를 다 인공지능(AI)이 캐치하면 좋은데 현실적으로는 (어렵다)”고 말했다.
은 위원장은 서울남부지검 증권범죄합동수사단(합수단)을 폐지하는 과정에서 금융위가 반대 의견을 내지 않았다는 야당의 지적에는 “법무부가 조직 개편한다는데 다른 부처가 (관여)하는것도 일상적이진 않다”고 답변했다. 그는 윤재옥 국민의힘 의원이 합수단 폐지에 대해 청와대 민정수석실에서 연락이 왔느냐고 묻자 “없었다”고 답했다.
은 위원장은 ‘합수단 폐지 등에 있어서 권력형 게이트를 막기 위한 보이지 않는 손이 작동한 것으로 본다’는 윤 의원의 주장에는 “저희 파트만 보면 보이지 않는 손은 알 수 없다”고 반박했다.
또한 ‘문제가 생기면 금감원이 나서고 금융위는 숨고 있다’는 비판과 관련해선 “금감원과 협의할 때 뒤에 숨거나 빠지지 않겠다”며 “금감원이 현장에 나가니 전면에 나서는 거로 보이는 것이지 실질적인 것은 협의하고 있다고 말씀드린다”고 해명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대출의 만기연장 및 이자상환 유예조치에 ‘한계에 놓인 채무자의 상환 의지를 약화시키고 도덕적 해이를 일으킬 수 있다’는 일각의 우려에는 “죽어가는 사람에게 물을 주는 상황에서 나중에 돈을 안 갚는 것을 예단하는 것은 지나치다”며 “우려를 최소화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은 위원장은 ‘공매도 제도를 어떻게 할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주문에는 “예측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가급적 빨리 (무차입 등 불법 공매도) 처벌 강화 등 (제도 개선을)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공매도를 위한 차입 공매도를 신고하도록 해야 한다는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주문에 대해서는 “고민해보겠다”고 답했다.
한편 은 위원장은 국감 인사말을 통해 “가계부채 관리방안을 일관되게 시행하고 신용대출이 부동산, 주식 등으로 쏠리지는 않는지 면밀히 모니터링하면서 필요하다면 추가적인 관리방안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사모펀드 사태의 재발 방지도 약속했다. 은 위원장은 “펀드 판매단계에서는 고위험 사모펀드의 은행 판매를 제한하고, 펀드 운용단계에서는 판매사?수탁사가 운용상 불법행위 등을 감시·견제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했다”며 “단계별로 투자자를 보호하는 방안을 마련해 시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