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개월 전말을 생각하면 소설이 소설로 끝난 게 아니라 정말 이건 장편소설을 쓰려고 했구나.”(추미애 법무부 장관)
“소설이 장편소설이 됐다? 도대체 얼마나 강심장을 갖고 뻔뻔한 얼굴을 갖고 있습니까.”(국민의힘 윤한홍 의원)
12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법무부 국정감사는 추 장관의 아들 서모 씨 군 휴가 의혹 질의와 관련해 또다시 고성이 오가며 두 차례 감사중지 등의 파행을 빚었다. 야당은 “추 장관이 국회에서 9월 한달간 27번이나 거짓말을 했다”고 주장했고, 추 장관은 “야당이 27번이나 윽박질렀다”고 맞받으며 서로 날선 말을 쏟아냈다.
이를 들은 윤 의원은 본인의 질의 순서에서 “장관이 끝까지 우기고 있다. 잘했다고 큰소리치고 있다. 국회의원들이 소설 쓰는 사람들이냐”고 추 장관에게 목소리를 높였다. 윤 의원과 추 장관은 계속된 질의에서 서로가 서로를 향해 “참 대단한 양반이다” “의원님도 대단하시다”라고 비꼬는 등 고성을 내기도 했다.
국민의힘 장제원 의원은 추 장관의 답변 태도를 문제 삼으며 “어떻게 피감기관장이 저렇게 대답할 수 있느냐”고 민주당 소속 윤호중 법사위원장에게 항의했다. 그러자 윤 위원장은 “그럼 피감기관장은 굽신굽신해야 하느냐”며 “감사위원이 호통만 쳐서는 제대로 된 답변을 받을 수 없다”고 추 장관을 사실상 옹호하고 나섰다.
소란이 계속되자 국민의힘 김도읍 의원은 “국감은 국회와 정부 간 팽팽한 긴장관계가 기본인데 (이날 국감은) 추미애 방탄 국감”이라며 “추 장관이 국회만 나타나면 시끄러워진다”고 말했다. 반면 추 장관은 김 의원에게 “당직사병의 (의혹 제기에) 검증을 거치지 않은 귀책도 있다”며 “위원님은 사과라는 단어가 없느냐”고 따져 묻기도 했다. 국민의힘 측이 무분별한 의혹제기를 했다는 것이다.
한편 검찰 수사에서 추 장관이 보좌관에게 아들 군 휴가와 관련해 장교 연락처를 준 정황이 드러난 것과 관련해선 추 장관은 “기억나지 않는다”고 했다. 국민의힘 전주혜 의원은 “지난 국회 대정부질문 때 보좌관과 연락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고 말했는데, (검찰 수사 결과 드러난) 카카오톡을 보면 추 장관과 보좌관이 연락을 주고받았다. 국민에게 사과할 생각이 없느냐”고 물었다. 이에 추 장관은 “거짓 진술하지 않았다”며 “카카오톡에 그런 문자가 있다는 것은 휴대전화가 포렌식돼 나와서 알게 된 것일 뿐. 그것을 기억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러자 민주당 김남국 의원은 “나도 (내) 보좌관과 통화한 거 기억 못 한다. 3년 전 통화를 어떻게 기억하느냐”고 거들었다. 장제원 의원은 “질의 방해”라며 항의했고, 다른 여야 의원들도 가세하며 소동이 일어나기도 했다.
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