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목민심서에는 친절하게 그런 임무를 성공적으로 이끈 사람의 일화까지 소개하고 있다. 그런데 가만히 읽어 보면 그 일화에는 결과만 소개하고 있을 뿐 방법, 훈련 방법이나 요령에 대한 설명이 없다. 무관 출신 수령이라면 모르겠으나 문관 수령이 무슨 재주로 평범한 농부들을 조련해서 정예병으로 만들 수 있겠는가?
강감찬, 윤관, 제갈량도 문관이었다고 반문할 수도 있다. 세상에는 전문 교육을 받지 않아도 놀라운 능력을 발휘하는 타고난 능력자들이 있다. 하지만 그런 인재라면 목민심서도 필요 없을 것이다.
우리는 어떤가? 목민심서만 봐도 전문성에 대한 인식이 대단히 부족하다. 정약용은 대단한 지식인이지만 특히 군사 분야에서는 비전문 지식인의 오만이 넘쳐난다. 우리 사회는 아직도 전문가와 전문성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다. 전문가 집단을 이권 집단으로 보는 시각도 너무 세다. 집단 이기주의는 분명 심각한 악이고 모든 전문가 집단의 고질적인 병폐이다. 그렇다고 전문성을 무시하고 아마추어리즘으로 대체하는 것이 답이 아니다. 그 가장 훌륭한 본보기가 조선시대 군의 역사이다.
임용한 역사학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