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시대 열병식 식별 무기 종류와 규모(통일연구원 제공)© 뉴스1
북한이 노동당 창건일 75주년을 맞아 진행된 열병식에서 공개한 무기는 총 19종 139대로 집계됐다. 이는 무기의 다양성과 위력 측면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 집권 이후 ‘역대급’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13일 ‘북한노동당 창건 75주년 열병식 분석’ 보고서를 발표하며 “등장무기 다양성과 위력 측면에서는 역대급이라고 볼 수 있다”고 밝혔다. 노동신문에 공개된 사진 127건 중 절반에 달하는 62건이 무기 사진이었다.
그러나 공개된 무기 규모면에서는 2013년 7월 27일 전승절 60주년 기념과 2017년 4월 15일 태양절 기념으로 개최된 열병식보다는 작았다. 2013년 전승절에는 무기 38종 285대, 2017년 태양절에는 22종 169대가 공개됐다.
또 ‘북극성-4A’로 표기된 무기도 주목할만 하다. 열병식에서 ‘수중전략탄도탄’으로 소개했다는 점에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로 볼 수 있다. 2019년 10월 2일 실험 발사한 북극성-3형(직경 1.5~1.6m)보다 직경이 다소 더 굵어져 기존 잠수함용보다는 신형잠수함 탑재용으로 추정된다.
아울러 이번 노동당 창건일 열병식과 관련 노동신문에 실린 행사사진 수는 총 127장으로 나타났다. 이는 김 위원장 집권 이후 진행된 열병식 중 가장 많은 수의 사진이 공개된 사례다. 지난 9번의 열병식이 진행되는 동안 노동신문에 게재된 사진 수는 최소 2개에서 100개 수준이었다. 100개가 게재된 때는 건군절(정규군 창설) 70주년이었던 2018년 2월 9일에 열린 열병식 때였다.
홍민 연구실장은 이번 보고서를 통해 김 위원장의 대남 메시지를 두고 “짧은 언급이었지만, 정세 관리 측면에서 보면 의미심장하다”면서 “사실상 6월 대적행동계획을 철회하고 여건 조성에 따라 남북관계를 재활성화하겠다는 취지를 지도자의 입을 통해 선언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이면에는 조성된 어려움과 불확실성을 타개하기 위해 남북관계 개선 카드를 유효하게 남겨두겠다는 의도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10일 열병식에서 “사랑하는 남녘의 동포들에게도 따뜻한 이 마음을 정히 보내며 하루빨리 이 보건위기가 극복되고 북과 남이 다시 두 손을 마주잡는 날이 찾아오기를 기원한다”는 대남 유화메시지를 전달한 바 있다.
보고서는 “2016년 7차 당 대회가 ‘70일 전투’ 종료 후 3∼4일 뒤 열렸던 점으로 미뤄 8차 당 대회는 연말 80일전투가 끝난 직후인 내년 1월 1일 열릴 수 있다”면서 “30분에 걸친 김정은 위원장의 열병식 연설에서 연초부터 강조했던 ‘정면돌파전’ ‘자력갱생’을 단 한 번도 언급하지 않았다”고도 설명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