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체육관광부 등록 비영리 사단법인 ‘bbb 코리아(회장 김인철·이하 bbb)’는 2002년 한일월드컵 당시 방한 외국인의 언어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재능기부 활동으로 시작한 관광 언어 통역 인프라 ‘bbb’의 누적 이용횟수(콜)가 100만 건을 돌파했다고 13일 밝혔다.
bbb에 따르면 100만 번째 콜은 ‘개천절이 한국인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 날인지’를 묻는 태국인의 전화였으며, bbb 코리아에서 태국어 통역 봉사를 맡고 있는 오근호 씨가 응대했다.
bbb 코리아의 통역 봉사자들은 평소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들의 일반적인 통역 요청뿐만 아니라 한국 문화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해주는 역할도 하고 있다.
3각 통화로 서비스 중인 bbb 코리아의 관광 언어 통역 인프라는 20개 언어로 24시간 무료 통역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재능기부로 참여하고 있는 봉사자는 약 4500명이다. 특히 2002 한일월드컵, 2010 APEC 정상회담, 2014 인천아시안게임, 2018 평창동계올림픽, 2019 부산 ASEAN 정상회의 등 국내에서 열린 굵직한 국제행사의 성공 개최를 적극 지원하며 통역 서비스를 제공한 바 있다.
3각 통화는 외국인 관광객의 요청을 받은 의뢰인(서비스 요청자)이 bbb에 전화를 걸면 자동으로 자원봉사자가 연결되며, 이후 외국인과 의뢰인, 봉사자가 번갈아 가며 통화하면서 통역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이번에 달성한 100만 콜은 봉사자의 재능기부로 제공되는 순수 민간 봉사 서비스로 달성한 기록이라 더욱 의미가 깊다는 평이다.
bbb 측은 100만 콜의 세부적인 관광객 통역 서비스 이용현황도 함께 공개했다.
최근 3년간(2017~2019년)의 달라진 경향을 살펴보면 러시아어의 사용빈도 증가이다. 러시아어는 2016년 3위를 기록한 이래 2017년부터 2019년까지 요청 량 1위를 놓치지 않았다. 이는 bbb 코리아의 자체분석 결과, 러시아 의료관광객이 최근 3년간 급증한데에 따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외에도 코로나 이전까지 방문객이 꾸준히 증가하던 동남아시아 관광객으로 인해 베트남어·태국어·인도네시아어 그리고 유럽권인 스페인어·프랑스어에 대한 수요도 꾸준히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의 통역 요청 사례별로 살펴보면 ‘생활 안내(19%)’가 주를 이뤘고, 길 안내(15%)와 사건/사고(15%)가 근소한 차이로 그 다음을 이었다. 특히 방한 관광객이 가장 필요로 한 생활 안내는 기본적인 일상 표현에 그치지 않고, 보다 상세한 묘사를 요구하거나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경우로 A/S, 의료기관, 비용 및 지불 관련 문의 등에서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이 통역 서비스를 요청한 주요 장소로는 ▲경찰서(23%) ▲택시(15%) ▲병원(11%) 등의 순이었다. bbb 통역 자원봉사 서비스는 외국인 관광객들이 어려움을 겪기 쉬운 응급 및 긴급 상황에서도 발 빠르게 통역을 지원하며 방한 관광객들의 어려움 해소를 도왔다. 이 밖에도 365일 24시간 이용 가능한 bbb 코리아 통역 서비스의 사용 빈도가 높았던 시간대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였으며, 요일은 평일ㆍ주말 모두 큰 편차 없이 이용 수요가 골고루 분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bbb 코리아는 이번 100만 콜 달성을 기념해 관광객을 위한 통역 외에도 언론에 소개되었던 사건에 bbb 봉사자들의 숨은 활동 사례도 공개했다. 최근 대표사례로는 지난 8월 6일 울산해경이 중국 어선 내 감금된 인도네시아 선원 10명을 구조해 대사관에 인계한 사건으로, 당일 새벽에 경찰관이 bbb 코리아에 통역을 요청하면서 서비스를 진행한 바 있다. 이 통역을 수행한 인도네시아어 봉사자 박태현 씨는 선원의 신상, 연락처, 대략적인 선박 위치 등을 신속하게 파악해 해당 사건을 해결하는 데 힘을 보탰다.
bbb 코리아는 언어·문화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문화체육관광부 등록 비영리 사단법인으로서 2002년부터 추진해 온 bbb 운동은 순수 민간 지식 나눔 자원봉사 네트워크로, 4500여 명의 자원봉사자가 24시간 20개 언어의 통역을 지원하고 있다고 전했다.
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