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는 전셋값 마련-빚투 많아” 전세자금대출 3조5000억 늘고 신용대출 등 기타 대출도 3조 증가
8월 사상 최대 폭으로 늘었던 가계대출이 지난달에도 10조 원 가까이 불어나며 증가세를 이어갔다. 치솟는 전셋값을 마련하고 공모주 청약 등 주식 투자를 위해 빚을 많이 낸 것으로 풀이된다.
13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9월 말 은행권 가계대출은 957조9000억 원으로 한 달 전보다 9조6000억 원 늘었다. 2004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9월 기준으로 가장 많이 증가했다. 월별 기준으론 8월(11조7000억 원)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큰 증가 폭이다.
가계대출의 73%를 차지하는 주택담보대출이 6조7000억 원 늘었는데, 이 중 3조5000억 원이 전세자금대출이었다. 최근 전세 물건을 구하기 어려워지면서 수도권을 중심으로 전셋값이 오른 탓이다. 30대를 중심으로 나타난 ‘패닉 바잉(공황 구매)’도 시차를 두고 주담대 증가로 나타났다. 신용대출 마이너스통장대출 등 기타대출은 3조 원 증가했다. 한은은 “카카오게임즈, 방탄소년단(BTS) 소속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가 연달아 공모주 청약을 진행하면서 기타대출이 늘었다”고 분석했다. 이들 공모주 청약에 몰린 증거금은 117조 원에 이른다.
박희창 기자 rambla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