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옵션 찾아 車 주문하면… 로봇이 바로 생산-인도

입력 | 2020-10-14 03:00:00

현대차 ‘싱가포르 글로벌혁신센터’ 온라인 기공식… 고객중심 생산 실험




현대차그룹 싱가포르 글로벌혁신센터(HMGICS)의 조감도(위 사진), 13일 한국의 현대·기아차 남양연구소와 싱가포르의 주롱 타운홀을 화상으로 연결해 진행된 HMGICS 기공식에 참석한 리셴룽 싱가포르 총리,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의 모습(아래 사진 왼쪽에서 세 번째부터). 현대자동차그룹 제공

고객이 스마트폰으로 자신이 원하는 자동차를 고르고 다양한 옵션을 찾아 넣으면, 산업용 로봇들이 주문에 따라 바로 생산하는 과정을 지켜볼 수 있고, 제작이 완료된 자동차를 7층 옥상의 620m짜리 스카이 트랙에서 직접 타본다.

현대자동차그룹이 싱가포르에 짓는 글로벌혁신센터(HMGICS)의 모습이다. 먼 미래의 일도 아니다. 2022년 완공 예정으로 현대차그룹은 고객 중심의 혁신 제조 플랫폼을 본격적으로 구축하기 전에 이곳에 소규모 전기차 생산 체계를 갖추고 고객의 다양한 요구를 최대한 충족시킬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차량 생산과 연구개발(R&D), 모빌리티 서비스 등 자동차 산업 전반에 걸친 실험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현대차그룹은 13일 현대·기아차 남양연구소와 싱가포르 서부 주롱 지역의 주롱 타운홀에서 HMGICS 기공식을 열었다고 밝혔다. 기공식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 두 나라의 행사장을 화상 연결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싱가포르 주롱 혁신단지에 약 3400억 원을 투자해 지상 7층, 연면적 9만 m² 규모로 건설할 예정이다.

HMGICS는 △인간 중심의 디지털 전환 가속화 △고객 중심의 스마트 모빌리티 환경 체계화 △미래 세대를 위한 친환경 비전 달성 등 3가지 전략에 주력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현대차그룹은 HMGICS를 기반으로 전기차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배터리의 구매 및 이용 방식을 다양화하는 등 전기차에 대한 일반 소비자들의 심리적 문턱을 낮추는 다양한 사업도 발굴할 계획이다.

난양이공대를 비롯한 싱가포르 현지 대학, 스타트업, 연구기관 등과의 협업을 통해 새로운 사업 기회도 모색한다. 현대차그룹이 글로벌혁신센터를 싱가포르에 세우기로 한 이유이기도 하다. 규제 장벽이 낮고 훌륭한 교육 시스템을 갖춰 혁신 경쟁력에서 세계 최고 수준으로 평가받는 싱가포르에서 새로운 사업의 기회를 찾겠다는 것이다.

현대차그룹은 글로벌 혁신 거점 ‘현대 크래들’, 인공지능 전담 조직 ‘에어 센터’ 등은 물론 현대모비스, 현대글로비스 등의 계열사도 HMGICS의 각종 사업에 함께 참여시키기로 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싱가포르는 새로운 서비스와 기술, 트렌드에 대한 관심이 높아 동남아 시장 내에서 최고의 신기술 테스트 베드로 평가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기공식에는 싱가포르에서는 리셴룽 싱가포르 총리와 안영집 주싱가포르 한국대사, 한국에서는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정의선 수석부회장 등이 자리했다. 회의가 아닌 정부 참여 공식 행사가 실시간·가상 연결 방식으로 개최된 것은 세계 최초라는 것이 현대차그룹의 설명이다.

정 수석부회장은 이날 “HMGICS의 비전인 ‘모빌리티 패러다임 전환을 위한 인간 중심의 가치사슬 혁신’을 바탕으로 고객 삶의 질을 높여 나가겠다”고 밝혔다.

김도형 기자 dod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