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개월째 루카셴코 퇴진 시위… 정부 관계자 “시위대 폭력 심각” 총기 사용으로 유혈사태 우려… EU, 루카셴코 제재안 긴급합의
사복경찰과 맞닥뜨린 할머니 시위대 12일 벨라루스 수도 민스크에서 ‘할머니들은 시위대 편’이라고 쓴 푯말과 꽃을 들고 대통령 퇴진 요구 시위에 참여한 여성 노인들이 경찰관과 충돌하고 있다. 벨라루스 정부는 앞으로 총기류 등 치명적인 무기를 사용해 시위대를 진압하겠다고 예고해 유혈사태가 우려된다. 민스크=AP 뉴시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벨라루스 내무부 겐나디 카자케비치 제1차관은 12일 “루카셴코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항의 시위가 점점 폭력화되고 있어 대응책이 필요하다”며 “앞으로 경찰에 시위 현장에서 치명적인 무기(lethal weapons)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치명적인 무기로 ‘군무기(military weapons)’와 ‘특수장비(special equipment)’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이는 시위대에 총기 사용을 명시적으로 드러낸 것이라고 일간 가디언은 분석했다. 앞서 루카셴코 대통령은 9월 말 대통령 관저에서 방탄조끼를 입은 채 자동소총을 들고 나와 강력하게 진압할 것임을 시사한 바 있다. 벨라루스 당국은 지금까지는 시위 진압에 물대포를 중심으로 최루탄, 고무탄, 섬광수류탄 등을 사용해 왔는데 이 과정에서도 많은 사람이 다쳤다.
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