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옵티머스 로비 의혹]전신인 AV자산운용 팀장과 통화
업무 물어보며 ‘우리’ 표현 수차례… “이번엔 채권” 업무지시성 발언도
“우리가 증권금융하고, 우리하고 업무협약 체결된 거 없죠?”
13일 동아일보가 입수한 7분 24초 분량의 녹취파일엔 자신을 ‘정영제 사장’이라고 밝힌 한 남성이 옵티머스자산운용의 전신인 AV자산운용에 전화해 한국증권금융과 옵티머스 사이의 관계를 설명하는 내용이 들어 있다. 이 남성은 대규모 환매 중단 사태를 부른 옵티머스자산운용 사건에서 정관계 로비를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정영제 전 옵티머스대체투자 대표(57·수배 중)로 추정된다. 정 전 대표가 올 7월 중순 한 언론 인터뷰를 통해 “이혁진 전 옵티머스 대표와 아는 사이는 맞지만 옵티머스 펀드 운용 과정에 개입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주장한 것과 달리 녹취파일에선 정 전 대표가 옵티머스를 ‘우리’라고 여러 차례 표현한다.
녹취파일에서 이 남성은 ‘송 팀장’을 찾아 그와 전화를 하며 “이번 기회에 한번 채권 관련된 업무도 접한다고 생각하고 가벼운 마음으로 출발하면 되겠습니다”라며 업무 지시로 해석될 수 있는 말도 했다. 송 씨는 김재현 옵티머스 대표(50·수감 중)와 함께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혐의 등으로 기소된 이 회사의 이사로 보인다. 옵티머스는 AV자산운용에서 회사 이름을 2017년 6월 말 바꿨다.
황성호 기자 hsh033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