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족 “원론적인 편지 내용에 실망감”
북한 피격 사망 공무원 A씨의 형 이래진씨가 8일 서울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시민사회수석실 행정관에게 A씨의 아들이 작성한 원본 편지를 전달하고 있다. 출처= 뉴스1
북한군에 피격된 해양수산부 공무원 A 씨의 아들에게 전달된 문재인 대통령의 답신이 14일 공개됐다.
이날 A 씨의 친형 이래진 씨(55)가 공개한 문 대통령의 편지에는 “편지를 아픈 마음으로 받았다. 아버지에 대한 존경과 안타까움이 절절히 배어있어 읽는 내내 가슴이 저렸다”면서 “깊은 위로 마음 전한다”고 했다.
이어 “아버지를 잃은 아들의 심정을 깊이 이해한다. 나뿐 아니라 대한민국 국민 모두 아버지 일로 많이 상심하며 걱정하고 있다”면서 “진실이 밝혀져서 책임을 물어야할 것은 묻고 억울한 일이 있었다면 명예를 회복해야 한다는 한마음을 가지고 있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아드님과 어린 동생이 고통을 겪지 않고 세상을 살 수 있도록 함께 하겠다. 강한 마음으로 어머니와 동생을 잘 챙겨주고 어려움을 견뎌내달라”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의 답신에 유족 측은 “국무회의 발언과 다를 게 없는 원론적인 편지 내용에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면서 “(대통령의) 친필이 아니라 컴퓨터로 쓴 편지고, 기계로 한 서명이 찍혀 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국민의힘 역시 “대통령의 타이핑된 편지는 친필 사인도 없는 무미건조한 형식과 의례 그 이상도 아니었다”고 비판했다.
공개된 문재인 대통령 답신.
다음은 문재인 대통령 답신 전문이다.
내게 보낸 편지를 아픈 마음으로 받았습니다. 아버지에 대한 존경의 마음과 안타까움이 너무나 절절히 배어있어 읽는 내내 가슴이 저렸습니다. 깊은 위로의 마음을 전합니다.
아버지를 잃은 아들의 심정을 깊이 이해합니다. 나뿐 아니라 대한민국 국민 모두, 아버지 일로 많이 상심하며 걱정하고 있습니다. 진실이 밝혀져서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은 묻고, 억울한 일이 있었다면 당연히 명예를 회복해야 한다는, 한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지금 해경과 군이 여러 상황을 조사하며 총력으로 아버지를 찾고 있습니다. 모든 과정을 투명하게 진행하고 진실을 밝혀낼 수 있도록 내가 직접 챙기겠다는 것을 약속드립니다.
아드님도 해경의 조사와 수색결과를 기다려주길 부탁합니다.
아드님과 어린 동생이 고통을 겪지 않고 세상을 살수 있도록 항상 함께하겠습니다. 강한 마음으로 어머니와 동생을 잘 챙겨주고 어려움을 견뎌내 주길 바랍니다
대통령 문재인
조혜선 동아닷컴 기자 hs87c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