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불안에 마음 편히 먼 곳을 다녀오기 쉽지 않은 상황이 장기간 이어지고 있다. 사람들이 가볍게 떠나지를 못하다 보니 여행에 대한 인식도 점점 바뀌어 가는 추세.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아 가장 크게 달라진 여행 산업의 모습은 ‘단거리 · 즉흥적 · 국내 여행’으로 요약할 수 있을 것 같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을 겪으면서 완전히 달라진 여행 지도를 분석해 봤다.
글로벌 여행기업 스카이스캐너는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자사 사이트에서 항공권을 검색한 총 10개국(한국, 호주, 브라질, 독일, 이탈리아, 일본, 영국, 미국, 네덜란드, 스페인) 여행자의 검색 데이터를 기반으로, 팬데믹이 만들어 낸 여행의 변화와 여행 트렌드를 예측한 ‘새로운 여행(The New World of Travel)’ 보고서를 14일 발표했다.
팬데믹 확산 이후 가장 뚜렷한 특징은 ‘편도 항공권’ 검색량의 급증이다. 특히 한국은 글로벌 편도 티켓 검색량 평균보다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한국인 여행자는 지난 8월 편도행 항공권 검색 증가량이 전년 대비 25% 증가해 조사 10개국 중 가장 높은 수치를 보였다. 전 세계적으로 2월 말부터 편도행 항공권 검색량이 전년 대비 꾸준히 증가하는데, 이는 팬데믹이 장기간 지속되면서 재택 근무를 시행하는 기업과 온라인 수업을 하는 학교가 많아지면서 유학생, 해외 취업자들이 본국으로 돌아가려는 수요로 보인다.
전년 대비 편도행 항공권 검색량 증가율 _ 스카이스캐너 제공
세계 공통으로 국내 여행 수요는 증가하고 해외 여행 수요는 감소했다. 한국은 조사 10개국 중 전년 대비 가장 높은 국내 항공권 검색 증가량을 기록했지만, 해외 항공권 검색량은 가장 많이 감소한 국가다.
지난 7월 기준 국내 항공권의 검색량은 62% 증가했다. 국내 여행 항공권 검색이 가장 많은 노선은 서울(김포)~제주 왕복 항공권으로 조사 기간 내 국내 항공권 검색량의 58%를 차지했다. 반면 해외 항공권 검색량은 7월 기준 42% 감소했다. 이는 정부의 방역 조치를 준수해 해외 여행은 자제하고 대신 국내 여행으로 시선을 돌린 것으로 해석된다.
여행 출발 1주일 전에 계획하는 즉흥 여행의 비율도 높아졌다. 해당 조사에서 한국은 4월 이후부터 8월까지 전년 대비 즉흥 여행 증가 비율이 가장 높은 국가로 나타났다. 지난 8월 즉흥 여행을 계획한 한국인은 전년 대비 22% 증가했다.
여행 업계는 앞으로의 여행 방식은 ‘즉흥 여행(Shorter timeframes) · 단거리 여행(Short-haul) · 이동 수단은 항공과 렌터카 조합(Fly + drive) · 여행 직전(Last minute) 호텔 예약’이라는 4가지 특징을 보일 것으로 예측했다. 특히 호텔은 항공권보다 환불이 어렵다는 인식 때문에 여행 직전에 사는 것이 트렌드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여행자들은 각자의 상황에 알맞게 여행을 즐기는 방법을 찾을 것이다. 안전과 위생이 대두되면서 단거리 위주로, 환불과 취소 수수료를 최소화하는 데 초점이 맞춰진 새로운 형태의 여행 방식에 적응해야 할 시기다.
이번 보고서는 스카이스캐너 전 세계 웹사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다.
신효정 동아닷컴 기자 hjsh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