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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승보다 성장… 김낙현, 대표팀 기둥 만들고 싶어”

입력 | 2020-10-15 03:00:00

‘시즌후 팀 매각하는 전자랜드’ 유도훈 감독의 복심
입대 강상재-정효근 공백 메우는 포워드 이대헌-전현우에도 기대감
“전자랜드 없어질거라 생각 안해… 당분간 계속 성장할 팀” 강조




이번 시즌을 끝으로 팀 운영을 접는 전자랜드가 개막 2경기에서 우승 후보 KGC와 SK를 연파하는 이변을 일으켰다. 2010년부터 이 팀을 맡아 온 유도훈 전자랜드 감독. KBL 제공

이번 2020∼2021시즌을 끝으로 팀을 매각하는 전자랜드가 유력한 우승 후보로 꼽힌 KGC와 SK를 연파하고 개막 2연승을 거뒀다.

“우승에 도전할 만한 전력 아닌가”라는 질문에 전자랜드 유도훈 감독(53)은 “주전 가드인 김낙현이 국가대표에서도 핵심 멤버가 됐으면 좋겠다”는 다소 엉뚱한 대답부터 했다. 2010년부터 이 팀을 지휘해 온 그가 ‘전자랜드의 마지막 시즌’에 기대하는 것은 선수들의 발전이었다.

유 감독의 마음을 읽었는지 김낙현은 2경기에서 야전사령관 역할을 톡톡히 했다. 고비 때는 직접 외곽포를 꽂아 넣으며 상대의 기를 눌렀다. 평균 13.5득점에 6.5도움. 특히 도움 숫자는 지난 시즌 3.4개에 비해 크게 늘었다. 김낙현의 매끄러운 게임 리딩을 앞세운 전자랜드는 평균 100득점 가까운(97.5득점, 전체 1위) 폭발적인 공격력을 펼치고 있다.

유 감독은 “가드는 자기 득점도 중요하지만 동료의 기회를 더 잘 볼 줄 알아야 한다. 도움이 적은 선수는 반쪽 가드”라며 김낙현을 치켜세웠다.

포워드 이대헌(28)과 전현우(24)도 유 감독의 기대주들이다. 둘은 주전 포워드 강상재와 정효근이 상무에 입대하며 생긴 공백을 완벽하게 메우고 있다. 이대헌은 상대 외국인 선수를 집중 수비하면서도 평균 14.5득점에 3.5리바운드를 기록했다. 지난 시즌(7.2점)에 비해 2배 가까이로 득점이 늘었다. 3년 차 전현우도 평균 15.5점을 올렸다. 지난 시즌 3.9득점에 그친 것과 비교하면 일취월장한 기록이다.

유 감독은 팀의 최고참인 정영삼(36)에 대한 미안함을 드러냈다. 매 시즌 신인들을 키우려다 보니 정영삼을 자주 출전시키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래도 10년을 유 감독과 함께한 정영삼은 묵묵히 리더 역할을 하고 있다. 정영삼은 10일 SK전에서 상대가 추격할 때마다 쐐기를 박는 3점포를 3개나 터뜨렸다.

유 감독은 “‘전자랜드’라는 이름은 사라질지 몰라도 팀이 없어진다는 생각은 안 한다”고 했다. 유 감독에게 이번 시즌은 전자랜드 고별무대가 아니라 새로운 출발점이다.

한편 14일 현대모비스는 창원체육관에서 열린 LG와의 방문경기에서 82-79로 승리해 시즌 개막 후 3경기 만에 첫 승을 신고했다.

현대모비스는 외국인 선수 숀 롱이 양 팀을 통틀어 최다인 21득점(6리바운드)을 기록하며 승리를 이끌었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자유계약선수(FA)로 영입한 김민구(12득점)와 장재석(10득점)도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했다.

현대모비스는 LG와 공동 7위(1승 2패)가 됐다. 유재학 현대모비스 감독은 “리드를 하다가 역전을 당했다가 결국 승리한 이번 경기가 팀 분위기에 좋은 영향을 줄 것 같다”고 말했다. 마지막 공격에서 캐디 라렌의 실책으로 동점 기회를 놓친 LG는 2연패에 빠졌다.

유재영 elegant@donga.com·정윤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