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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팀 “세터가 바뀌어서” vs 3팀 “세터 건재하니까”

입력 | 2020-10-15 03:00:00

프로배구 미디어데이 감독 두 표정
우리카드 “하승우 기대반 걱정반” 현대캐피탈-삼성화재 “시간 필요”
한선수가 버티는 1강 대한항공
KB손보-OK금융은 비교적 여유




14일 서울 강남구 리베라호텔에서 열린 프로배구 2020∼2021 V리그 남자부 개막 미디어데이에 참석한 7개 구단 감독들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왼쪽부터 로베르토 산틸리(대한항공), 이상렬(KB손해보험), 신영철(우리카드), 석진욱(OK금융그룹), 고희진(삼성화재), 장병철(한국전력), 최태웅(현대캐피탈) 감독. 한국배구연맹(KOVO) 제공

프로배구 V리그 개막을 앞두고 열리는 미디어데이 행사는 각 팀 감독이 ‘엄살의 시학(詩學)’을 선보이는 자리다. 너 나 할 것 없이 ‘우리 팀은 다른 팀, 또는 이전 시즌에 비해 부족한 게 너무 많다’며 갈아 온 발톱을 감춘다.

그러나 14일 열린 2020∼2021시즌 개막 미디어데이 행사에서는 엄살이라고 치부하기 어려운 대목이 적지 않았다. 특히 7개 팀 중 4개 팀이 조직력의 핵심인 주전 세터를 새롭게 교체했기에 깊은 고민이 묻어났다.

지난 시즌 정규리그 1위인 세터 출신 신영철 감독(우리카드)은 “오프 시즌 내내 새 주전 세터 하승우(25)에 대해 신경을 많이 썼다. 여전히 걱정 반 기대 반”이라고 말했다. 우리카드는 4월 삼성화재와 4 대 3 트레이드를 하면서 주전 세터 노재욱(28)을 내줬다. 백업 세터였던 하승우를 믿어서였지만 아직 경험 부족이라는 꼬리표가 따라다닌다.

최근 다섯 시즌 동안 정규리그 2회, 챔피언결정전에서 2회 우승한 현대캐피탈 최태웅 감독의 고민도 비슷했다. 현대캐피탈 역시 지난달 간판 세터 이승원(27)을 삼성화재로 보내는 대신 같은 포지션인 김형진(25)을 영입했다. 역시 세터 출신인 최 감독은 “팀 정비에 시간이 더 필요하다. 1라운드에서는 성적보다 우리가 추구하는 배구가 나오고 있는지를 점검하겠다”고 말했다.

한국전력 역시 2년 차 장신(195cm) 세터 김명관(23)에게 공격 조율을 맡긴다. 김명관은 V리그 전초전 격인 제천·MG새마을금고컵 대회에서 팀을 우승으로 이끌었지만 그의 고공 세트(토스)가 장기 레이스에서도 통할지는 아직 미지수다.

삼성화재 고희진 감독은 “4월에 부임한 이후 계속 변화를 외치고 있다”면서도 “변화된 성적까지 같이 보여드리면 좋겠지만 당장은 어려울 것 같다”며 한 걸음 뒤로 물러섰다.

반면 국가대표 세터 한선수(35)가 건재한 대한항공은 모든 팀으로부터 ‘1강’으로 꼽혔다. 한선수는 ‘팀의 장점을 꼽아 달라’는 질문에 “두루두루 괜찮은 것 같다”고 답하는 여유를 보였다. ‘다크호스’로 가장 많이 꼽힌 팀은 KB손해보험이었다. KB손해보험 역시 한선수 뒤를 이을 재목이라는 평가를 받는 세터 황택의(24)가 버티고 있다. 팀을 두 차례 우승으로 이끈 세터 이민규(28)가 입대 전 마지막 시즌을 맞는 OK금융그룹 석진욱 감독은 “안정적으로 시즌을 꾸려 가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V리그 남자부는 17일 오후 7시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리는 우리카드-대한항공 경기를 시작으로 6개월 열전에 들어간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