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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극우회원들 反트럼프 주지사 납치계획 또 있었다

입력 | 2020-10-15 03:00:00

미시간 이어 버지니아까지 모의
민주당 주지사 코로나 봉쇄에 반발, 폭발물 등 구입하려다 6명 체포돼
트럼프도 당시 두곳 봉쇄령 비난
주지사들 “트럼프가 조장한 일” 백악관은 “국가 분열시키는 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봉쇄령을 내렸던 미국 야당 민주당 소속의 주지사들이 연이어 극우단체의 납치 표적이 되고 있다. 최근 그레천 휘트머 미시간 주지사(49)를 납치하려 했던 이들이 랠프 노덤 버지니아 주지사(61)까지 노렸던 것으로 드러났다. 두 지사는 모두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방역 대책을 거세게 비판해 왔고, 트럼프 대통령의 인종차별 및 분열의 정치가 납치의 토양이 됐다고 주장하고 있어 이번 사건이 11월 3일 대선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관심이다.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휘트머 주지사 납치 모의 사건을 담당했던 리처드 트래스크 미 연방수사국(FBI) 요원은 13일 법원에 출석해 “이 사건으로 기소된 극우단체 회원들이 노덤 주지사도 납치해 그를 물러나게 하거나 자신들의 방식대로 처리할 계획을 세웠다”고 증언했다.

FBI는 7일 휘트머 주지사에 대한 납치음모 혐의로 극우단체 소속 남성 6명을 체포했다.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단체 소속인 이들은 대선 직전 휘트머 주지사를 납치하기 위해 이날 폭발물 및 전술 장비를 구입하려다 당국에 붙잡혔다.

범인들은 두 주지사가 올해 초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봉쇄령을 내린 것에 대해 불만을 품고 범행을 계획했다. 이들은 올해 초 미국 내에서 코로나19가 창궐할 때 주 전체에 자택 대피령을 내렸고 체육관 술집 식당 등도 폐쇄했다. 이에 극우주의자들은 ‘개인 자유를 침해하고 경제에 타격을 준다’며 거세게 반발했다. 트럼프 대통령 또한 4월 트위터를 통해 두 주지사의 봉쇄령을 비난했다. 당시 그는 ‘미시간을 해방하라’ ‘버지니아를 해방하라’는 트윗을 연달아 올렸다.

노덤 주지사는 13일 기자회견을 열고 “나를 납치하려 했던 극우주의자의 위협과 논리는 미국 바깥에서 온 것이 아니라 워싱턴으로부터 왔다”며 대통령을 정면으로 겨냥했다.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은 모든 종류의 증오와 백인우월주의를 계속 비판해 왔다. 노덤 주지사와 휘트머 주지사가 이상한 주장으로 국가를 분열시키고 있다”고 반박했다.

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