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엔 오한 발열 근육통 증상, ‘띠 모양 수포’ 생기면 병원 가야 치료 놓치면 신경통 등 부작용 40대 중반 이상 대부분 고위험군… 면역력 떨어지면 언제든 재발 비타민 섭취-적당한 운동 중요
서울 이대목동병원 이향운 신경과 교수(왼쪽)가 대상포진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대상포진은 증상이 생기고 72시간 내에 치료를 받아야 후유증이 덜 남는다. 서울 이대목동병원 제공
―어떤 사람들이 대상포진 고위험군인가.
“40대 중반 이상은 거의 대부분 대상포진 고위험군이다. 폐경기 여성, 당뇨병 등 만성질환자, 암환자, 수술 받은 환자, 가족력이 있는 사람들도 고위험군에 해당된다. 특히 림프종환자의 10%, 호치킨림프종 환자의 25%에서 발생한다. 대상포진 발생 환자의 약 5%에서 악성종양이 발견된다는 보고도 있다.”
“가장 큰 특징은 수포(물집)와 통증이다. 수두바이러스가 신경절에 숨어 있다가 공격하기 때문에 해당 신경절이 분포하는 모양에 따라 띠 모양으로 물집이 잡히는 것이 특징이다. 통증과 함께 띠 모양의 수포가 생기면 거의 대상포진이라고 볼 수 있다. 통증이 심할 경우에는 칼에 베이는 것 같다거나 바늘로 찌르는 듯한 경우도 있다. 대상포진의 통증(22점) 정도는 수술 후 통증(15점)이나 산통(18점)보다 더 크다.”
―치료 골든타임은 언제까지인가.
“수포 증상이 나타난 뒤 72시간 이내다. 대개 오한이나 발열, 근육통 같은 통증이 먼저 나타나고 3∼7일 뒤 수포가 생긴다. 통증만 있을 때 약을 쓰는 게 가장 좋지만 수포가 생긴 상황이라도 72시간 내에 항바이러스제를 투약하면 대상포진 후 신경통 부작용이 남을 확률이 낮다. 수포 증상이 나타나고 72시간이 지났다면 항바이러스제 효과는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에 바이러스가 스스로 활동을 멈출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이 시점에는 마약성 진통제를 사용하거나 신경의 흥분을 줄이는 주사나 시술을 받아야 견딜 수 있을 만큼 통증이 극심하다.”
―백신을 맞으면 대상포진에 안 걸리나.
“백신 접종은 질병을 예방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2012년 출시된 대상포진 백신은 대규모 임상연구를 통해 1회 접종으로 면역력이 약한 50대 이상에서 예방률이 70%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나머지 30%는 발병해도 가볍게 지나갈 수 있다. 특히 △어릴 때 수두·대상포진을 앓았거나 △항암치료 중인 환자 △이식수술 후 면역억제제를 복용 중인 환자 △대상포진 가족력이 있는 사람 등 고위험군은 백신 접종 상담을 받는 것이 좋다. 10년 이상 대상포진 예방 백신을 투여해 나온 결과를 종합하면 연령과 관계없이 8년간의 유효성을 보였다. 다만 백신 접종 후 약 7∼8년이 지나면 31.8% 예방률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상포진은 완치가 가능한가.
―대상포진 후유증은….
“신경통이 남을 수 있다. 환자의 9∼15%가 대상포진 후 신경통을 겪고, 60세 이상 환자는 70%가량이 겪는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가려움증만 겪고 지나가는 경우도 있지만 극심한 신경통으로 몇 개월에서 길게는 몇 년을 고생하는 사례도 있다. 대상포진 후유증을 줄이려면 조기에 발견해 골든타임 안에 치료를 받는 게 중요하다.”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