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40여일간 33명 확진 판정 요양병원 포함땐 86명으로 늘어 주민들 “어르신들 많은데…” 초긴장
“다른 동네는 다 괜찮은데 희한하게 우리 동네에서 터지고 말았네요….”
“동네가 좁아 이웃들이 서로 폐를 끼칠까 봐 대화도 잘 안 했는데….”
14일 부산 북구 만덕동(신만덕)에서 만난 주민들은 긴 한숨부터 내쉬었다. 만덕동은 남해안고속도로를 타고 낙동강 다리를 건너 부산으로 가다 보면 오르막길이 이어지는 오른쪽에 있다. 아파트와 단독주택이 밀집한 곳으로 5만9700여 명의 주민이 살고 있다.
만덕동은 최근 감염 경로가 파악되지 않은 확진자가 잇달아 나오면서 전국에서 처음으로 2∼15일 동(洞) 단위 집합제한 명령이 내려졌다.
지난달부터 이달 13일까지 40여 일 동안 그린코아 목욕탕에서 15명, 작은 고깃집 식당에서 6명, 감염 경로가 불분명한 2명 등 주민 23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들과 접촉한 다른 지역 감염자까지 포함하면 확진자는 33명으로 늘어난다. 여기에 53명이 집단 감염된 해뜨락요양병원까지 더하면 만덕동 관련 확진자는 모두 86명이다. 해뜨락요양병원에서 그린코아 목욕탕까지의 거리는 약 1.9km, 고깃집까지는 약 2.2km 떨어져 있다.
만덕동 주민들은 집단 감염 소식이 전해지자 충격에 빠졌다. 60대 한 남성은 “이곳은 나이 많으신 분이 많이 사는 곳인데 보건 당국이 어떻게 관리를 했기에 이런 사달이 나느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20대 여성은 “요즘엔 가까운 곳도 가급적 차를 몰고 간다. 솔직히 집 밖에 나가기 겁이 난다”고 했다.
부산시는 만덕동 일대에 내려졌던 집합제한 명령을 16일부터 2주간 더 연장하기로 했다. 만덕동에 있는 소공원 18곳을 모두 폐쇄하고 일반음식점 368곳과 휴게음식점 83곳 등에서는 방역수칙을 의무적으로 지켜야 한다. 부산시교육청은 5∼8일 만덕동의 유치원과 초중고 16개교(원)의 수업을 원격으로 진행하기도 했다.
부산=강성명 smkang@donga.com·조용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