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자문료 2억∼3억 나갔다” 주장도… 해당 정치인 “李 前부사장 알지 못해”
라임자산운용의 이종필 전 부사장(42·수감 중)이 “라임 펀드 판매량을 늘리기 위해 정치인과 고위 법조인을 통해 우리금융지주 고위 관계자와 접촉했다”고 말한 내용이 담긴 녹취록을 검찰이 확보한 것으로 15일 확인됐다.
동아일보가 확인한 녹취록에서 도피 중이던 이 전 부사장은 지인에게 “(우리 쪽이) 20대 중진 국회의원이었던 A 씨와 미팅을 했다”며 “A 씨가 우리금융지주에 가서 (라임 펀드를 팔아달라고) 대들었다”고 말했다. 이 전 부사장은 부탁했다는 취지로 ‘대들었다’는 표현을 썼다.
이 전 부사장은 이어 “메트로폴리탄의 김영홍 회장(42·수배 중)에게 내가 ‘우리은행이 문제 된다’고 하니 (메트로폴리탄 고문인) 유명 변호사를 통해 B 변호사를 붙여줬다”며 “B 변호사가 금융지주 사장과 ‘베스트’다. B 변호사가 가서 대들었고 (펀드를) 팔라는 지시가 떨어졌다. 결국엔 안 됐다”고 했다. 이 전 부사장은 검찰에 수배돼 도피 중이던 올 초 무렵 지인과의 통화에서 이렇게 말했다.
A 전 의원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우리금융지주 회장과 아는 사이지만 라임과 관련해 말한 적이 없다. 이 전 부사장을 알지 못한다”고 했다. B 변호사는 “내가 그쪽을 자문했지만 구체적인 변론 내용은 말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 전 부사장은 “와이프 큰아버지가 노무현 정부 때 건교부(건설교통부) 장관이었다”며 “하지만 도와준 게 없고 내가 부탁해서 펀드 키우고 회사 키운 게 아니다”라고도 했다. 또 “내가 본 다른 사람이 (라임을) 도와주는지는 알 수 없다”며 “아버지의 친한 분이 국회에 많다”고 말했다.
검찰은 녹취록과는 별도로 이 전 부사장이 도피 도중 여당 소속인 광역단체장 산하의 한 인사와 여러 차례 통화한 사실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검찰은 이 인사를 아직 조사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고도예 yea@donga.com·장관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