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바이든이 18일 뒤 미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누르고 백악관의 주인이 될지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바이든이 지지율에서 앞서지만 주별 선거인단을 확보하는 선거제도 때문에 결과는 누구도 장담하지 못한다. 하지만 정치 지형 변화가 돈 문제로 직결되는 월스트리트에선 민주당이 대선과 상하원 선거를 싹쓸이하는 ‘블루 웨이브’(민주당 상징색인 푸른색 물결)에 올라타려는 투자 흐름이 강해지고 있다.
▷바이든의 경제정책 ‘바이드노믹스(Bidenomics)’의 핵심은 증세(增稅)와 대규모 친환경 공공 투자다. 트럼프가 해외로 나간 기업을 불러들이기 위해 35%에서 21%로 낮췄던 법인세율을 28%로 높이고 37%인 소득세율도 트럼프가 낮추기 전인 39.5%로 되돌린다는 계획이다. 오바마케어 확대, 노후 사회간접자본에 대한 투자 등 돈 쓸 데가 많아서다.
▷우리 경제에도 바이드노믹스의 영향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바이든 당선으로 공화당보다 훨씬 규모가 큰 민주당의 2조2000억 달러(약 2514조8000억 원)짜리 코로나19 추가 부양책이 시행되면 달러화 가치가 약세를 보일 수밖에 없다. 한국의 원화 가치는 경제 회복세인 중국의 위안화를 따라 움직이면서 원-달러 환율도 최근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미중 갈등이 완화될지도 관심사다. 바이든이 집권하면 트럼프 식의 무리한 보복관세 등 국제 경제 질서를 깨뜨리는 과격한 공격은 줄어들 것이다. 하지만 중국 지도층과 사회체제에 대해 깊어진 미국인들의 불신과 누적된 무역 불균형 불만을 고려할 때 중국을 대하는 전략의 큰 틀은 유지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 분석이다. 중국으로선 조건만 맞으면 거래가 가능한 ‘장사꾼’ 트럼프보다 바이든이 더 까다로운 존재일 수 있다. 원칙을 중시하는 ‘대통령 바이든’이 7년 전처럼 “중국 말고 미국에 베팅하라”고 한국에 요구할 때에 대비해 면밀한 전략을 준비해야 한다.
박중현 논설위원 sanjuc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