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년만에… 동맹이슈 이견 노출, 美 “병력-국민 위험 빠뜨릴수있어” 전작권 조기전환 사실상 불가방침, 서훈 방미… 폼페이오 등 연쇄 접촉
펜타곤 찾은 한미 국방 서욱 국방부 장관(오른쪽)과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이 제52차 한미안보협의회의(SCM)에 앞서 의장행사에 참석한 뒤 14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 펜타곤으로 들어서고 있다. 이날 한미 군 당국이 발표한 공동성명에는 지난해 성명에 담겼던 “주한미군의 현 수준을 유지하고 전투준비태세를 향상시키겠다는 공약을 재확인했다”는 내용이 빠졌다. 국방부 제공
미국은 우리 정부의 조기 전작권 전환 추진에 대해 “양국 병력과 국민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며 문재인 대통령 임기 내(2022년 5월) 전작권 전환 추진에 대해 사실상 불가 방침을 밝혔다. 일각에선 최근 이수혁 주미대사의 한미동맹 발언 전후로 흔들리는 양상을 보인 한미관계가 SCM을 통해 민낯을 드러내는 것 아니냐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서욱 국방부 장관과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이 SCM 개최 후 발표한 공동성명에는 지난해 서울에서 열린 SCM 공동성명에 포함됐던 “현 안보 상황을 반영해 주한미군의 현 수준을 유지하고 전투준비태세를 향상시키겠다는 공약을 재확인했다”는 대목이 사라졌다. ‘주한미군 현 수준 유지’ 문구는 2008년 한미 정상이 주한미군을 2만8500명 수준으로 유지하기로 합의한 뒤 그해부터 지난해 SCM까지 공동성명에 명시됐는데 올해는 빠졌다. 국방부는 “큰 의미가 아니다. (미군 감축) 논의가 없었다”고 해명했지만 에스퍼 장관은 SCM 모두발언 때 서 장관 면전에서 “방위비 부담이 미 납세자(American taxpayers)에게 불공평하게 떨어져선 안 된다”며 미군의 안정적 주둔을 위한 방위비 협상의 조속한 타결을 요구했다. 미군 감축과 연계한 방위비 압박 방침을 강력히 시사한 것이다.
이와 관련해 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극비리에 미국을 방문 중인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한미 간 갈등을 봉합하기 위해 청와대가 비교적 온건파로 통하는 서 실장을 워싱턴으로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강민석 대변인은 “미 정부 초청으로 서 실장이 13일부터 워싱턴을 방문해 로버트 오브라이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면담하고 한미 양자관계 현안 등 상호 관심사에 대해 협의했다”고 밝혔다. 서 실장은 15일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도 만났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워싱턴=이정은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