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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채 “옵티머스 고문 전화받고 직원에 김재현 만나보라 했다”

입력 | 2020-10-17 03:00:00

[옵티머스 로비 의혹]농해수위 국감서 밝혀
지난해 4월 김진훈 고문과 통화후 펀드상품 판매 담당자에 메모 넘겨
관여 안했다던 정영채 대표 위증 논란… 실무자 “받은 전화번호로 김재현 만나”
野 “5000억 규모 태국 발전사업 NH 투자에도 김재현 대표 개입 의혹”




정영채 NH투자증권 대표(사진)가 옵티머스자산운용 고문의 전화를 받고 펀드 판매 담당자에게 김재현 옵티머스 대표와 접촉하도록 연결해준 것으로 나타났다. 정 대표는 “지시나 영향력은 없었다”고 해명했으나, 야당 의원들은 “대표가 전화번호를 주면 압력으로 생각할 수밖에 없다”고 반박했다.

16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농협중앙회 국정감사에서 정 대표는 “김진훈 옵티머스 고문(전 군인공제회 이사장)과 지난해 4월 통화했다. 그 내용은 (옵티머스가) 금융상품을 팔려고 하는데 상품 담당자를 소개해 달라는 것이었다”라고 했다. 정 대표는 김 고문의 전화를 받고 “상품 담당자에게 (김재현 옵티머스 대표를) 한번 접촉해 보라고 메모를 넘긴 것으로 기억한다”고 했다. 김 고문과 정 대표는 서울대 최고경영자과정 동문이다.

정 대표는 김 고문으로부터 김 대표 연락처를 건네받아 펀드 판매 승인 담당 실무자에게 전달했다. 정 대표는 “만나보고 (우리 회사에서 팔 수 있는지) 검토해서 정리하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정 대표의 메모를 전달받은 전모 NH투자증권 부장은 “(김 대표와 통화해) 미팅 날짜를 맞춰 펀드 담당 부사장과 김 대표가 만났다”고 인정했다.

앞서 정 대표는 13일 열린 정무위원회 국감에서는 “펀드와 관련해 경영진이 판매에 관여할 수 없는 제도로 돼 있다”고 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당내 검토를 거쳐 위증 고발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했다.

이만희 국민의힘 의원은 “대표가 번호를 주면서 이야기하면 압력으로 생각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정 대표는 “(직원에게) 영향력을 전혀 행사하지 않았다”고 부인했다. 정 대표 전달을 받은 전 부장도 “통상적인 일이라 이상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다”고 했다. ‘운용사를 접촉해 보라는 대표의 지시가 몇 번이나 있었냐’는 야당 의원 질의에 전 부장은 “지난해 3번 정도 있었다”고 했다.

NH투자증권이 펀드 판매 외에 5000억 원 규모의 태국 발전 사업에 투자하는 과정에서도 김재현 대표가 개입했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김선교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이 사업은 태국 현지 A사가 추진했던 사업이다. 이 회사는 당초 남동발전에 수차례 투자를 제안했다가 거절당했다. 그러다가 올해 1월 A사 측이 김 대표를 만나고 한 달 뒤인 2월 남동발전은 NH투자증권의 업무협의 요청을 받았다. NH투자증권은 이 자리에서 투자 의향을 밝혔다.

김선교 의원은 이날 국감에서 A사 관계자와의 전화통화 내용을 공개했다. 이 녹취록에는 “옵티머스 주도하에 NH투자증권이 발전 사업에 투자하도록 하겠다는 약속이 있었다”라는 이 관계자의 발언이 담겼다. 김 의원은 “NH투자증권이 김 대표 한마디에 (투자 의향을 밝히는 등) 움직이는 모습을 보였다. 제대로 된 심사 없이 (투자를) 결정한 것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정 대표는 “이 사업이 김 대표와 관련 있다는 것을 알지 못했다”고 했다.

김형민 kalssam35@donga.com / 세종=구특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