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는 야권 정치인과 현직 검사에게 향응 접대와 금품 로비를 벌였다는 라임자산운용 전주(錢主)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의 주장과 관련해 어제 윤석열 검찰총장을 비판하고 나섰다. 윤 총장이 야권과 검사의 비위 사실을 보고받고도 철저히 수사하도록 지시하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그동안 수사검사 인사전보와 조직 해체 등의 방법을 동원해 이 사건 수사를 축소 은폐하려 했다는 의혹을 받던 법무부가 윤 총장에게 화살을 돌린 것이다.
김 전 회장은 16일 옥중 입장문을 통해 라임사태 수사팀 검사 1명을 포함한 현직 검사 3명에게 룸살롱 접대를 했으며, 검사장 출신 야당 정치인에게 수억 원을 건네고 금융권 로비를 했다고 주장했다. 법무부는 즉각 감찰 조사에 착수한 뒤 어제 “검찰총장이 이를 보고받고도 철저히 수사하도록 지휘하지 않았다는 의혹이 있다”며 윤 총장을 부실수사의 배후로 지목하고 나섰다. 대검찰청은 곧바로 “법무부 발표는 전혀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것으로 검찰총장에 대한 중상모략이다. 해당 의혹들에 대한 철저한 수사를 지시했다”고 반박하는 등 추미애 장관과 윤 총장 간의 충돌로 번졌다.
라임 사건 수사는 당초 서울남부지검 증권범죄합동수사단이 맡았다가 추 장관이 올해 1월 취임하면서 합수단을 해체하는 바람에 형사6부로 재배당됐고, 3월 서울남부지검이 특별수사 경험이 있는 검사 2명의 추가 파견을 요청했으나 법무부는 거절했다. 수사 초기에는 검찰 수사에 힘을 실어주지 않아놓고 갑자기 현직 검사와 야당 인사가 로비 대상으로 튀어나오자 “그간의 수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며 검찰을 비난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 책임 회피일 뿐이다. 여야 정치권도 자신들의 유불리에 따라 아전인수식으로 사건을 흔들고 왜곡하려는 시도를 중단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