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로나19 검사 속도에서만큼은 중국을 따라갈 나라가 없을 것이다. 중국의 누적 코로나 확진자는 8만5600여 명으로 미국의 100분의 1 수준인데 검사 인원은 미국보다 4000만 명 많은 1억6000만 명에 이른다. 중국의 초고속 대규모 검사 실적은 핵산 증폭 시 온도 변화를 주지 않는 등 중간 단계를 줄여 정확도는 떨어지지만 빠르면 1시간 안에 결과가 나오는 ‘등온 증폭법’과 5명 단위로 검체를 묶어 검사한 뒤 양성 판정이 나오면 개별검사에 나서는 ‘취합검사’를 동원하기 때문이다.
▷중국은 8월 16일부터 약 두 달간 본토에서 코로나19 발생이 없다고 자랑해 왔다. 코로나19의 발원지이자 온상이던 중국의 주장에 국제사회는 반신반의했다. 실제로 9월 초 중국을 출발해 한국에 온 비행기 탑승객 가운데 한국인 2명과 외국인 3명이, 이달 초 중국인 1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고무줄 통계에 능한 중국 당국이 통계를 조작했거나 미처 파악하지 못한 감염자가 하필 한국에 입국하려다 확진을 받는, 확률상 거의 불가능한 극도의 우연 말고는 설명하기 어려운 일이다.
▷한동안 이어진 ‘확진자 제로’를 토대로 중국은 경제회복에 드라이브를 걸었고 식당과 헬스클럽, 영화관이 북적거렸다. 이에 힘입어 올해 세계에서 유일한 플러스 경제성장이 예상된다. 하지만 만약 허술한 검사나 은폐가 자행된다면 모든 게 사상누각이 될 수 있고, 팬데믹 악화에 다시 기름을 부었다는 비난을 면키 어려울 것이다.
김영식 논설위원 spea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