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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중부지방 초미세먼지 110일 만에 ‘나쁨’…“올겨울 악화 전망”

입력 | 2020-10-19 17:27:00

완연한 가을 날씨를 보이는 19일 울산 태화강 국가정원을 찾은 시민들이 활짝 핀 노란 국화를 감상하고 있다. 2020.10.19 © News1


한동안 잠잠하던 초미세먼지(PM2.5)가 다시 찾아온다. 20일 서울과 경기 남부, 충청 지역의 평균 초미세먼지 농도가 ‘나쁨’ 까지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 나쁨은 ㎥당 36~75μg(마이크로그램·1μg은 100만분의 1g)에 해당하는 단계. 서울을 기준으로 일평균 초미세먼지 농도가 나쁨으로 올라가는 건 7월 2일 이후 110일 만이다. 올해 상반기에 초미세먼지 농도가 유난히 낮았던 것과 달리 겨울에는 다시 초미세먼지가 심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9일 국립환경과학원 대기질통합예보센터는 “19일 오후부터 중서부지역을 중심으로 국외 미세먼지가 유입되고, 여기에 국내에서 발생한 미세먼지가 더해져 20일 중서부지역의 초미먼지 농도가 나쁨 수준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중국 산둥반도 부근에 있는 고기압이 한반도로 다가오면서 서풍을 따라 중국의 대기오염물질들이 유입될 것이란 예보다.

중국 중앙기상국에 따르면 19일 산둥반도 위쪽에 위치한 베이징(北京)과 톈진(天津), 허베이(河北) 등에 경도(輕度·3급)~중도(中度·4급) 수준의 대기 오염이 발생했다. 중국 ‘대기질지수(AQI)’는 가장 양호한 1급부터 가장 심각한 6급까지로 나뉜다. 중도는 호흡기 질환이 있는 노약자는 야외 활동을 삼가야 하는 수준이다.

올해 우리나라에서는 유독 초미세먼지 농도가 낮았다. 1~9월 전국 일평균 초미세먼지 농도는 ㎥당 18μg. 2017~2019년 동기간 평균(24μg)과 비교하면 25% 낮다. 원인은 복합적이다. 정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교통량·경제활동 감소, 평년보다 늘어난 비와 바람, 지난해 12월 도입한 계절관리제의 영향이 함께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코로나19와 기상상황은 모두 이례적으로 벌어진 현상들이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이번 겨울에 비가 많이 내리거나 바람이 많이 불지 않는다면 다시 초미세먼지 농도가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김준 연세대 대기과학과 교수는 “중국의 대기오염물질은 코로나19 영향으로 올 봄까지는 줄었지만 현재는 다시 늘어난 상태”라며 “서풍이 많이 부는 11월부터는 다시 초미세먼지 농도가 높아질 것”이라 설명했다.

12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시행하는 계절관리제가 제대로 진행된다면 대기오염은 다소 줄일 수 있다. 계절관리제는 석탄발전소 가동, 대형사업장의 대기오염물질 배출 등을 줄이는 정책들이 들어 있다. 지난 5월 국립환경과학원은 계절관리제로 국내 오염물질 배출을 20% 가까이 줄였더니 중국발 오염물질이 유사하게 들어와도 기존에 ‘매우 나쁨’까지 치솟았던 초미세먼지가 ‘나쁨’으로 완화됐다는 분석 결과를 내놓은 바 있다. 초미세먼지 고농도 현상은 주로 국외 오염물질이 유입된 상황에서 국내 배출 오염물질들이 만나 2차 생성할 때 일어난다.

한편 이번 겨울에는 북극발 찬 공기가 초미세먼지 농도를 낮출 ‘구원 투수’가 될 수 있다는 예상도 있다. 예상욱 한양대 해양융합공학과 교수는 “현재까지 기상 상황을 종합해보면 이번 겨울에는 북극의 차갑고 깨끗한 공기가 예년보다 자주 한반도로 내려오면서 강풍을 동반해 초미세먼지를 밀어낼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강은지 기자 kej0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