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용신동 수급자 현모씨가 주거위기 가구를 위해 남긴 300만원을 김칠태 용신동장(오른쪽)이 이모씨 가구에 전달했다(동대문구 제공).© 뉴스1
한 기초생활수급자가 세상을 떠나며 남긴 전 재산으로 보증금없이 거리로 나앉을 위기에 처한 ‘조손 가정’을 구했다.
19일 서울 동대문구에 따르면 7월27일 용신동주민센터 맞춤형복지팀에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7월4일 지병으로 세상을 떠난 기초생활수급자 어르신 현모씨의 조카였다. 그는 “직계 가족이 아무도 없는 현씨를 그동안 주민센터 직원들이 가족처럼 잘 챙겨줘서 너무 감사하다”며 “어르신이 남기고 간 전 재산 300만원을 주거위기 가구에 후원하고 싶다”고 전했다.
이씨는 100년 넘은 낡고 허름한 집에서 보증금 없이 월세 30만원을 내며 지냈다. 이곳에서 형편이 어려운 자녀를 대신해 손주 4명을 맡아 키우고 있는데 최근에는 집 주인이 집을 허물기로 결정해 비워줘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주민센터는 현씨가 남긴 300만원과 동대문종합사회복지관에서 두달간 온라인 모금 등을 통해 얻은 수입금 200여만원을 더해 총 500여만원을 이씨의 보증금으로 지원했다. 이씨는 11월에 손자들과 새로운 집으로 이사할 수 있게 됐다.
이씨는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며 “보증금이 없어 손주들을 데리고 어디로 가야 하나 앞이 캄캄했는데 이렇게 큰 도움을 받게 돼 정말 감사하다”고 전했다.
김칠태 용신동장은 “현씨가 남겨준 소중한 유산이 주거 위기에 처한 조손 가정을 구할 수 있게 돼 뜻깊게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직원들과 취약계층을 잘 살피고 지역에 나눔 문화가 꽃 필 수 있도록 가교 역할을 충실히 해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