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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초 만에 손봐줬는데… ‘손’ 빼니 와르르

입력 | 2020-10-20 03:00:00

손흥민, 웨스트햄전 1골 1도움
킥오프 1분도 안돼 벼락 선제골
케인 추가골 도와 EPL 7골 2도움
시즌 득점 공동선두 맹활약했지만 막판 교체뒤 3골 내줘 충격 무승부




토트넘의 황금 듀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의 손흥민(왼쪽)이 19일 영국 런던에서 열린 웨스트햄과의 EPL 경기에서 전반 45초 만에 득점한 뒤 자신의 골에 도움을 기록한 해리 케인을 바라보며 활짝 웃고 있다. 1골1도움을 기록한 손흥민의 활약에도 불구하고 토트넘은 수비 집중력 부족으로 후반에만 3골을 내주며 3-3으로 비겼다. 사진 출처 토트넘 페이스북

킥오프 휘슬이 울리고 36초가 흐른 뒤였다. 토트넘 진영에서 단짝인 해리 케인이 공을 잡자 왼쪽 측면에 있던 ‘슈퍼 소니’ 손흥민(28·토트넘)은 상대 골문을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케인의 롱패스를 받은 손흥민은 페널티박스 안에서 강력한 오른발 슈팅을 시도해 골망을 흔들었다. 경기 시작 후 45초 만에 벼락같은 골을 터뜨린 손흥민은 놀란 표정을 지으며 케인에게 달려가 안겼다. 손흥민의 2010년 프로 데뷔 이후 공식 경기 최단시간 골이었다. 종전 기록은 2014년 레버쿠젠(독일) 소속으로 작성한 69초. 일찌감치 득점포를 가동한 손흥민은 전반 8분에는 케인의 골에 도움까지 기록했다.

손흥민은 19일 영국 런던에서 열린 웨스트햄과의 2020∼2021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5라운드 안방경기에서 1골 1도움을 기록했다. 손흥민의 활약에도 토트넘은 3-3으로 비겨 6위를 유지했다. 이번 시즌 리그 7호 골과 2호 도움(시즌 기록 8골 4도움)을 기록한 손흥민은 도미닉 캘버트르윈(에버턴)과 득점 공동 선두를 달리고 있다. EPL 통산 60골을 넣은 손흥민은 그동안 스프린트와 중거리 슈팅 등으로 예열을 마친 뒤 전반 16분에서 30분 사이에 가장 많은 골(12골)을 터뜨렸다. 하지만 이날은 경기 시작 후 1분도 되지 않은 상황에서 ‘벼락골’을 터뜨리며 물오른 골 감각을 과시했다. EPL 역대 최단시간 골 기록은 셰인 롱(사우샘프턴)이 2018∼2019시즌에 작성한 7.69초다.

EPL 사무국에 따르면 손흥민은 역대 개막 후 5경기 공격포인트 순위에서 공동 4위(9개)를 기록했다. 웨스트햄전에서 2골 1도움을 추가한 케인이 공격포인트 12개(5골 7도움)로 역대 1위에 올랐다. EPL 사무국은 “최고의 호흡을 보여주고 있는 손흥민과 케인은 이날 2골을 포함해 EPL에서 총 28골을 합작해 역대 공격 듀오 골 합작 순위에서 4위에 올랐다”고 밝혔다. 역대 1위는 첼시의 레전드인 디디에 드로그바와 프랭크 램퍼드가 합작한 36골이다.

손흥민이 득점한 EPL 46경기에서 토트넘은 무려 39승(6무 1패)을 거뒀다. 이날도 토트넘은 쾌조의 컨디션을 보인 손흥민 덕분에 손쉽게 승리하는 듯했지만 후반 35분 손흥민이 교체로 빠진 뒤 자책골 등으로 12분 동안 3골(후반 37, 40, 49분)을 내주며 허무하게 비겼다. 수비진의 집중력 부족과 함께 역습의 중심인 손흥민이 빠지면서 상대팀 수비수들이 편하게 공격에 가담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준 것이 원인으로 꼽힌다. 손흥민은 “경기가 종료될 때까지 정신을 차리고 집중해야 한다. 다시는 이런 일이 없어야 한다. 이런 슬픈 감정을 느끼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한편 레알 마드리드(스페인)에서 뛰다가 임대 이적으로 친정팀 토트넘으로 돌아온 세계적 윙어 개러스 베일(31)은 이날 후반 27분에 투입돼 7년 5개월여 만에 EPL 복귀전을 치렀다. 손흥민과 베일은 8분가량 함께 뛰었다. 무릎 부상에 따른 재활을 최근에 마친 베일은 토트넘이 3-2로 앞선 후반 추가시간(후반 47분) 결정적 기회에서 슈팅이 골문을 벗어나는 등 아직 실전 감각을 회복하지 못한 모습이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