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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기아차 “신뢰 우선”… 세타2 엔진 품질비용, 3분기 실적에 3.4조 반영

입력 | 2020-10-20 03:00:00

적자 감수하며 작년 3배로 늘려




현대·기아차가 주행 중 시동 꺼짐 등 결함 논란을 불렀던 ‘세타2GDi’(세타2) 엔진의 추가 품질 비용(충당금) 3조4000억 원을 3분기(7∼9월) 실적에 반영하기로 했다. 역대 최대 규모의 충당금으로 현대차그룹은 세타2 엔진에 대한 품질 논란을 이번에 말끔히 해결하고 소비자 신뢰를 선제적으로 회복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것으로 풀이된다.

19일 현대·기아차는 3분기 실적에 충당금으로 현대차 2조1300억 원, 기아차 1조2600억 원 등 총 3조3900억 원을 반영했다고 밝혔다. 현대·기아차는 2018년 3분기와 지난해 3분기에 세타2 엔진 리콜을 위해 각각 4600억 원, 9200억 원의 충당금을 쌓았다. 하지만 세타2 엔진 교환(리콜) 사례가 늘고 있고, 운전자들이 장기간 차량을 보유함에 따라 품질보증 기간이 더 늘어나면서 추가 충당금을 설정하기로 했다.

현대차 측은 “세타2 엔진에 대한 평생 보증을 발표한 뒤 엔진 교환 사례가 예상보다 늘고, 보증 기간도 당초 12.6년에서 19.5년으로 늘어 충당금 규모가 커졌다”고 설명했다.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10월 세타2 엔진을 얹는 국내외 차량 400여만 대를 평생 보증해 주기로 결정한 바 있다. 쏘나타 K5 쏘렌토 스포티지(이상 2011∼2018년식)와 투싼 싼타페(이상 2013∼2018년식) 등이 대상이다.

세타 엔진은 2002년 현대차가 독자 개발한 순수 국산 엔진으로 호평받았지만 후속 모델인 세타2 엔진은 2015년부터 소음 및 진동, 시동 꺼짐 현상이 지적되면서 엔진 결함 논란을 빚어왔다.

아울러 현대·기아차는 평생 품질보증 대상은 아니지만 고객 불만 사례가 접수되고 있는 기타 엔진(세타2MPI·HEV, 감마, 누우)에 대해서도 고객 품질 만족도 제고를 위해 KSDS(엔진 소음 및 진동을 미리 감지해 주는 시스템)를 장착해 주기로 하고, 이와 관련한 비용도 올해 3분기 실적에 충당금으로 반영했다. 품질보증 및 KSDS 장착 관련 대상 차종은 총 740만 대(현대차 370여만 대, 기아차 360여만 대) 규모다.

현대·기아차가 실적 발표를 앞두고 충당금 관련 사전 설명회를 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업계에서는 품질 논란 등 시장의 우려에 선제적으로 대응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증권업계는 현대차의 3분기 영업이익이 1조 원을 넘을 것으로 예상했으나 이번 충당금 반영으로 적자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변종국 기자 bj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