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임-옵티머스 로비 의혹]야권 ‘특검 공조’에 민주당 고심 김종인, 윤석열에 맡기자는 입장서 선회 안철수 “국민 돈 갈취 색출해 처벌해야” 정의당 “진실 위해 모든 수단 동원” 이낙연 “공수처 가동 서두르겠다”… 與, 특검 거부 속 교착 장기화 걱정
국민의힘 김종인 비대위원장(가운데)과 주호영 원내대표(왼쪽)가 19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에 참석하고 있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19일 비대위 회의에서 “(윤석열 검찰총장과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갈등은) 과거 어떤 정부에서도 경험하지 못했던 특이한 현상”이라며 “(라임·옵티머스) 수사에 대한 객관성을 국민이 믿을 수 있겠나. 가장 객관적이고 말끔하게 처리하기 위해 특검을 실시하자고 공식 제안한다”고 말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도 성명을 통해 “나라 곳간을 축내고 선량한 국민의 돈을 갈취한 쥐새끼가 있다면 한 명도 남김 없이 색출해 모두 처벌해야 한다”며 특검 수사가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이 라임·옵티머스 사태와 관련해 특검 수사를 주장한 것은 처음이다. 당초 김 위원장은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윤 총장에게 (진상을 규명하라고) 수사지휘권을 발동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특검보다는 윤 총장에게 힘을 실어주고, 현 수사팀을 중심으로 의혹을 규명해야 한다는 취지였다.
정의당도 특검을 주장하고 나섰다. 정호진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민주당이) 특검 등 모든 수단을 열어놓고 진상 규명에 임해야 한다”며 국민의힘을 향해선 공수처장 후보 추천위원 추천을, 민주당을 향해선 특검 수용을 촉구했다. 민주당은 이날도 ‘특검 수용 불가’ 입장을 고수했다. 민주당 이낙연 대표는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옵티머스 사태는) 철저한 수사가 이뤄져야 한다”면서도 “이와 병행해 공수처 설치와 가동을 서두르겠다”고 말했다. 회의가 끝난 뒤 최인호 수석대변인은 기자들을 만나 “검찰이 수사의 주체가 돼야 하는 시기”라고 말했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백혜련 의원도 “특검보다는 독립적인 특별수사본부를 꾸리는 게 맞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현 상황이 장기화되면 민주당 입장에서도 부담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민주당은 야당이 반대하는 공수처 출범, 경제 3법(상법, 공정거래법, 금융그룹감독법) 등 주요 현안을 연내 매듭짓겠다고 공언한 상황이다. 176석을 보유한 ‘거여(巨與)’지만 ‘특검 논란’이 길어질 경우 자칫 개혁의 동력을 상실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민주당 고위 관계자는 “당분간 특검을 놓고 민주당과 국민의힘이 평행선을 달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유성열 ryu@donga.com·이은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