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익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이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원회의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심사평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0.10.20/뉴스1 © News1
건강보험 재정이 빠르게 소진돼 국민과 후세대 부담이 늘어나는 만큼 과잉진료를 막고 건강보험료 상한선을 해외 선진국 수준으로 높이는 등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20일 쏟아졌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가 20일 국민건강보험공단을 대상으로 진행한 국정감사에서 여야 의원들은 건강보험 재정 문제에 낙제점을 줬다. 저출산·고령화로 의료비 부담이 늘어나는 데다,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대책(문재인케어) 시행 이후 재정 건전성이 더 나빠졌다는 것이다.
허종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어 ”문재인케어의 지속성을 담보하려면 재정 건전성을 어떻게 확보할지 고민해야 한다“며 ”병원 과잉진료와 검사, 비급여 진료를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통령이 되면 무상의료를 꼭 한 번 해봐야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면서도 ”그런데 이것이 가능한지, 지속적이고 영속적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어떤 정책이든 힘들고 어렵더라도 후대에 악영향을 끼쳐서는 안 된다“며 ”건강보험 보장률을 63%에서 70%로 올리겠다는데, 재정에 대해선 아무런 대책이 없다“고 지적했다.
강기윤 의원은 ”오는 2024년에는 건강보험 적립금이 고갈된다고 하는데, 그냥 쉬쉬하고 있다“며 ”현재 건강보험에 지원하는 법정지원금도 지난해 7조8000억원뿐으로, 4조원이나 덜 받았고 결국 국민 부담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이날 국감에서는 우리 국민이 매달 부담하는 건강보험료 혜택이 2018년 1.88배에서 2019년 1.14배로 대폭 낮아진 것은 ‘문재인케어’를 홍보하기 위해 그동안 정부에 유리한 방식으로 통계에 손을 댔다가 뒤늦게 수정한 것이고, 결국 국민을 속인 행위라는 비판도 나왔다.
전봉민 국민의힘 의원은 국감 질의에서 ”2018년 건보 혜택이 1.88배에서 2019년 1.14배로 바뀐 것은 건보공단이 수치를 갖고 국민을 속인 것“이라며 ”당시 회사 부담금을 빼고 계산하다 보니 혜택 수준이 1.88배에서 1.14배로 낮아진 것 아니냐“고 따져 물었다.
반면 건보공단이 지출한 급여비 지출은 회사 부담금까지 모두 포함했다. 이럴 경우 적은 건보료를 내고 큰 혜택을 받은 것처럼 착시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전봉민 의원은 이를 국민을 속이는 행위로 규정한 것이다.
최종윤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건강보험 재중 운영은 솔직하고 과감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건보료 상한선 8%는 40년 전에 설정한 것이고, 유럽 국가는 13~18%, 일본만 해도 9~10% 정도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부당청구나 부정수급을 적발해도 현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에서는 어려운 게 사실“이라며 ”향후 건강보험에 적자가 발생하지 않으려면 상한요율을 반드시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월급이나 소득의 8%를 넘지 못하도록 한 건강보험료 상한선을 사회적 합의를 거쳐 개정해 재정 건전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이다.
여야 의원들이 건강보험 재정 상황을 일제히 우려하자 김용익 이사장은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답했다. 김용익 이사장은 건보료 상한선을 높이는 것에는 ”사회적 합의를 거쳐 개정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동의했다. 또 국민의 건강보험 혜택 수치가 1년 만에 크게 바뀐 것도 일부 문제를 인정하고 개선 의사를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