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한정애 정책위의장이 20일 “재산세 부담을 최소화하겠다”면서 재산세 완화 가능성을 내비쳤다. 다만 “종합부동산세 완화 계획은 없다”고 일축했다. 집값 상승과 전세난 심화로 악화된 여론을 달래기 위해 재산세를 일부 낮추면서도 대상자가 많지 않은 종부세는 유지하겠다는 뜻이다.
8월 초 임대차 3법의 국회 통과 이후 전세난 등으로 민심의 역풍을 맞고 있는 민주당이 ‘부동산 늪’에서 벗어나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모습이다. 전세난이 내년 초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자칫 그 여파가 4월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까지 미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한 정책위의장은 이날 국정감사 대책회의에서 “공시가격 현실화를 고려해 재산세를 조정해야 한다는 의견을 정부에 전달했다”며 “추후 당정협의를 통해 결론 낼 것”이라고 밝혔다. 한 정책위의장은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공시가격 현실화를 통해 세금이 올라가는데, 정부가 세금을 더 받으려고 한 건 아니기 때문에 조정을 통해 재산세 부담을 최소화하겠다”고 설명했다. 당 관계자는 “재산세율을 조정할지, 공시가격 현실화의 속도를 늦출지 등 구체적인 방법은 당정이 추가로 협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 요구하고 있는 종부세 완화에 대해 한 정책위의장은 “민주당과 정부는 이를 전혀 검토한 바도 없고 계획도 없다”고 일축했다. 이 대표가 4·15총선 유세 기간에 강남 3구 유세 현장에서 종부세 완화를 암시했지만 다시 선을 그은 것. 하지만 같은 당 정일영 의원은 이날 과세표준 3억 원 이하(기준시가 약 12억 원)인 1가구 1주택자, 특히 만 60세 이상의 세 부담을 완화하는 내용의 종부세법 개정안을 발의하기도 했다.
세금 완화와 함께 민주당은 전월세와 주택 정책을 다룰 ‘미래 주거 추진단’도 출범시켰다. 이 대표는 전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우리는 예전의 부동산 정책에 대한 반성에서 새로운 접근을 시작해야 한다”면서 추진단을 공식화했다.
민주당이 이처럼 부동산 관련 추가 대책을 속속 내놓고 있는 것은 부동산 민심이 계속 악화되는 데다 전셋값 상승세가 내년 초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10월 둘째 주 서울의 전셋값 상승률은 첫째 주 대비 0.08% 올라 68주 연속 상승했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16일 국회 국정감사에서 “전세시장 불안이 내년 초까지 계속될 것으로 보느냐”는 민주당 김회재 의원의 질문에 “불안정하다기보다는 시장이 안정을 찾을 때까지 일정 시간이 걸릴 것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여기에 내년 4월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치러야 하는 민주당으로선 마음이 급할 수밖에 없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박원순 전 시장 사건으로) 안 그래도 어려운 서울시장 선거에 전세난까지 악재로 더해질 수 있어 우려가 큰 상황”이라며 “대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