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간 322명 울린 일당 검거… 손자 대학등록금 빼앗긴 경우도
검사실과 똑같은 방을 꾸며놓고 검사인 척 피해자와 영상통화를 하는 수법으로 수백억 원을 가로챈 보이스피싱 일당이 검찰에 넘겨졌다.
서울 성동경찰서는 “검찰과 금융감독원 직원 등을 사칭해 322명으로부터 140억 원가량을 가로챈 보이스피싱 일당 45명을 검거해 16명을 구속 송치했다”고 20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2018년 6월경부터 지난해 10월까지 검사로 사칭하며 “당신 계좌가 범행에 이용됐으니 계좌의 돈을 금감원 직원에게 맡기라”고 속이며 범행을 저질렀다. 검사실처럼 꾸민 방을 만들어놓고 피해자와 영상통화를 하기도 했다. 피해자 중에는 수년간 모아온 손자의 대학등록금을 잃은 여성과 대학 졸업 뒤 3년간 부어온 적금을 잃은 20대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남은 국내 조직원들을 추적하는 한편 해외로 도피한 피의자들은 인터폴에 적색수배를 요청했다. 경찰은 “마지막 한 명을 검거할 때까지 끝까지 추적하겠다”고 말했다.
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