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 감사보고서 공개]월성 1호기 경제성 고의 축소
○ 감사원 “문 대통령 월성 1호기 가동중단 문의 후 백운규 중단 검토 지시”
특히 산업부 관계자는 백 전 장관이 청와대 보고를 위해 원전 즉시 가동 중단을 지시했다고 진술했다. 2018년 4월 초 문재인 대통령은 월성 1호기의 영구 가동중단은 언제 결정할 계획인지 청와대 A 보좌관에게 물었다. 이를 전해들은 백 전 장관은 “한수원 이사회가 경제성, 지역수용성 등을 고려해 폐쇄를 결정한다고 하면 다시 가동하는 게 이상하지 않으냐”며 “한수원 이사회의 조기 폐쇄 결정과 함께 즉시 가동중단하는 것으로 재검토하라”고 지시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4월 4일 한수원 직원들을 산업부로 불러 ‘장관이 즉시 가동 중단으로 결정했고 이를 대통령비서실에도 보고할 것’이라고 했다. 저도 장관의 지시를 거부하기 어려웠고 한수원도 이를 거부하지 못했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감사원에 진술했다. 문 대통령의 질문이 있은 다음 날 백 전 장관이 월성 1호기 조기 폐쇄 결정을 내린 것이다.
○ 월성 1호기 판매단가 3427억 원에서 224억 원으로 낮춰져
이번 감사 결과로 인한 처분 대상자는 4명이다. 백 전 장관은 2018년 9월 퇴임했다는 이유로 “(이번 결과를) 향후 재취업과 포상 등에 인사자료로 활용하라”는 통보만 내려졌다. 정재훈 한수원 사장에게는 “경제성 평가의 신뢰성을 저해하고 이사회의 합리적인 의사결정에 지장을 초래하는 일이 없게 관련 업무를 철저히 하라”는 주의 조치가 내려졌다.
감사 대상자들은 월성 1호기 조기 폐쇄가 정당한 결정이라며 감사 결과에 반발했다. 백 전 장관은 “감사원이 회계적 시각으로만 접근해 경제성 분석에 대한 평가를 내린 점은 동의하기 어렵다”고 했다. 당시 대통령산업정책비서관이었던 채희봉 한국가스공사 사장은 이날 국정감사에서 “재직 당시 청와대에서 월성 1호기의 조기 폐쇄 진행 상황과 향후 계획을 보고해 달라고 산업부에 요청했다”며 “이후로는 경제성 평가나 이사회 과정에 관여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안전성 측면에서 월성 1호기 조기 폐쇄와 가동중단은 당연한 결정”이라고 말했다.
박효목 tree624@donga.com / 세종=구특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