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질병관리청과 각 지자체 보건소에 따르면 이날 현재 신고된 독감 백신 접종 후 사망 사례는 5건이다. 현재까지 이들의 사인이나 독감 백신간 인과 관계는 아직 밝혀지지 않아 독감백신 접종에 대한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 News1
독감(인플루엔자) 백신 무료접종이 지난 13일부터 순차 재개되면서 사망자가 5명이 발생하자, 보건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그 동안 독감백신 접종에 따른 사망 사례는 1건에 불과했다. 그러나 최근 원인불명의 사망 사례가 5건이 한 꺼번에 발생해 이례적인 상황을 맞고 있다. 방역당국은 이번 사인이 백신과 연관된 것인지에 대해 아직 조사를 진행 중이다. 현재로선 사망 원인에 대한 공통 분모가 발견되지 않아 불안감이 더욱 증폭되고 있다.
21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독감백신 접종을 받은 사람은 지난 20일까지 약 830만명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거나 알 수 없는 사망자 5명이 발생했다. 이에 따른 사망률은 0.00006%다. 아울러 의식불명 1명이 나왔다.
특히 이들의 공통분모 찾기가 어려워 이번 사안의 실마리를 풀기가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사망자 5명중 2명은 기저질환이 없었고, 이들에게 접종한 백신은 상온노출의심이나 백색입자가 발견된 제조번호의 백신이 아니었다.
대전 2명이 맞은 백신은 한국백신사의 ‘코박스인플루4가PF주’로 조사됐다. 이들은 평소 기저질환이 없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사망자는 제조번호 ‘PT200801’ 백신을, 위중자는 ‘PT200802’ 백신을 접종했다. 이는 동일 조건에서 단일 생산된 제품으로, 백색입자 신고에 따라 식약처가 자진회수 명령을 내린 제조번호와 다르다. 사망자와 같은 병원에서 접종받은 32명과 위중자와 동일 병원 접종자 90명에게서 특이사항은 발견되지 않았다.
다만 이들 제조번호 백신들은 전봉민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13일 식약처 국정감사에서 회수대상인 ‘코박스 플루’의 제조번호 PC200801·PC200802와 국가출하승인 등록일이 9월 15일로 동일하다며 미폐기 문제를 지적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이의경 식약처장은 “샘플 검사를 하니 백색입자가 없어 안했다”고 답했다.
인천 남학생은 사망자들 중 가장 낮은 연령대로 알레르기 비염 외 특별한 기저질환이 없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 학생이 맞은 백신은 신성약품 조달 물량이지만 상온노출 백신은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1차 부검에서 ‘(백신과) 관련성이 적으나 사인 미상’이란 구두 소견이 나온 상태다. 현재 추가 검사가 진행 중이다.
전북 고창 사망자도 접종 백신이 상온노출 의심이나 백색입자가 발견된 백신과 무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백신은 보령바이오파마에서 만든 보령플루VIII테트라백신주(제조번호 A14720016)로 확인됐다. 기저질환으로는 평소 고혈압과 당뇨가 있던 것으로 조사됐으나, 건강에는 큰 문제가 없었다는 이웃의 진술이 있다.
제주 사망자도 평소 고혈압 등의 기저질환이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에도 독감백신 접종후 사망사례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단 1건에 불과하다. 만 65세 여성이 지난 2009년 10월 19일 백신을 접종을 받고 10월 21일부터 양쪽 팔다리 근력저하 증상으로 밀러-피셔 증후군 진단을 받은 뒤 입원치료중 흡인성 폐렴 발생으로 사망한 사례다. 이 사망자는 백신 접종 전 특이 기저질환은 없었으며, 백신 관련 이상반응 합병증으로 인해 피해보상을 인정받았다.
밀려-피셔 증후군은 독감 백신의 부작용으로 알려진 길랭바레 증후군의 아형이다. 눈 근육 마비 등을 일으키는 희귀 신경질환이다. 다른 대표적인 부작용은 ‘아나필락시스’다. 단백질 백신 투여로 인한 일종의 알레르기 과민반응이다. 하지만 이 부작용을 통한 사망사례는 없다.
한편 질병관리청은 인플루엔자 백신과 관련해 이날 오후 4시 긴급 브리핑을 갖고 관련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