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660만 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초대형 유튜브 채널 ‘굿 미시컬 모닝(Good Mythical Morning)’은 ‘최고의 라면은 무엇일까?’라는 제목의 영상에서 신라면을 최고의 라면으로 꼽았다. 이 채널 운영자 렛과 링크는 구독자를 대상으로 사전 설문조사를 펼쳤고 2만8000여 명의 추천을 통해 세계 8개 라면을 비교 대상으로 선정했다. 이 중 한국 라면은 농심 신라면과 신라면블랙이 포함됐다.
영상에서 렛과 링크는 각각의 라면을 토너먼트 형식으로 맛보며 평가했다. 신라면에 대해 “날카롭게 맵지만 맛있는, 급이 다른 라면”이라고 극찬했다. 신라면은 일본 닛신의 탑라면 칠리맛과 함께 최종 결승까지 올랐고 렛과 링크는 신라면이 닛신 라면에 비해 약 5배 비싸지만 그만큼 값어치를 한다며 신라면을 1등으로 꼽았다. 세계 각국의 라면을 비교한 이 영상의 조회수는 현재 180만 회를 넘어섰고 4500개가 넘는 댓글이 달릴 정도로 전 세계 누리꾼의 뜨거운 관심을 얻고 있다. 8일에는 캐나다 소재 글로벌 여행정보 전문 웹사이트 ‘더 트래블(The Travel)’이 신라면블랙을 세계 최고의 라면으로 소개해 국내외 라면 팬들 사이에서 화제를 모았다.
실제 신라면블랙은 라면의 블랙라벨(고급브랜드)로 인정받아 미국 월마트 3400여 개 매장에서 판매되는 등 꾸준히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신라면블랙의 흥행 이면에는 전 세계 100여 개국에 진출한 신라면의 인기가 작용하고 있다. 신라면과 신라면블랙의 활약에 힘입어 올해 상반기 농심은 해외시장에서 30% 늘어난 약 5억2000만 달러(약 5931억 원)의 매출 신기록을 세웠다. 최대 온라인 쇼핑몰 아마존에서의 매출도 79%나 상승했다.
신라면 브랜드가 세계 최고의 라면으로 인정받은 것은 오랜 시간 도전 끝에 이룬 결과다. 1971년 처음으로 라면을 수출하기 시작한 농심은 입맛도 문화도 다른 해외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한국의 맛을 알리기 시작했다. 한국의 매운맛을 그대로 해외시장에 선보였으며 고품질을 표방한 프리미엄 전략을 추구했다. 이로써 신라면은 글로벌 시장의 문을 두드리기 시작한 지 반세기 가까운 시간 만에 ‘국가대표 라면’ ‘세계 최고의 라면’이라는 타이틀을 거머쥐게 되었다. 현재 신라면은 국내외 연간 7600억 원의 매출로 K-라면 전성시대를 열고 있다.
특히 최근 코로나19의 영향으로 국내외 라면 소비가 급증했을 때 농심은 일찌감치 해외공장을 가동하고 현지 시장을 깊숙이 파고들며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투자를 확대했다. 농심은 올해 해외 매출 목표로 작년의 8억 달러(약 9121억 원)보다 약 20% 많은 9억5000만 달러(약 1조831억 원)를 제시해 경쟁업체들이 따라올 수 없는 초격차 수준으로 ‘글로벌 신(辛)세계’를 열겠다는 야심을 밝혔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