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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침략전쟁 역사 왜곡하는 中의 6·25 “항미원조” 자찬

입력 | 2020-10-22 00:00:00


시진핑 국가주석과 리커창 총리를 포함한 중국 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 7명과 제8의 상무위원으로 불리는 왕치산 국가부주석까지 중국 최고지도부 전원이 19일 베이징의 중국인민혁명군사박물관에서 열린 ‘항미원조(抗美援朝) 작전 70주년 전시’를 참관했다. 시 주석은 이 자리에서 “70년 전 항미원조 전쟁의 승리는 정의의 승리, 평화의 승리, 인민의 승리”라고 말했다.

중국은 6·25전쟁을 미국에 대항하고 조선(북한)을 지원했다고 해서 항미원조 전쟁이라고 부른다. 특히 미중 갈등이 최고조에 달하자 중국 지도부는 항미원조 전쟁 70주년을 자국민에게 미국에 맞설 정신력을 강화하는 계기로 이용하고 있다.

6·25전쟁은 북한 김일성의 남침에 의해 발발했다. 유엔은 북한의 침략을 규탄하고 한국에 유엔군을 파견했다. 연합군이 인천상륙작전을 계기로 서울을 수복하고 진격에 나서 38선을 넘자 중국은 마치 자기 땅이 침범당한 듯 참전을 결정했다. 중국은 압록강 너머 북한 땅에 병력을 숨겨놓았다가 연합군이 다가오자 역사상 최대 규모의 매복공격을 감행했다. 북한이 일으킨 불의(不義)의 전쟁을 원조한 걸 두고 중국은 정의(正義)의 전쟁이라고 자찬하고 있다.

중국은 사실 이 불의의 전쟁의 알파이자 오메가였다. 김일성이 6·25 남침을 감행할 수 있었던 것은 마오쩌둥의 병력 지원 약속이 있었기 때문이다. 당시 소련 스탈린은 지원을 주저하다가 마오쩌둥이 먼저 병력 지원을 약속한 후에야 무기를 중심으로 한 지원을 결정했다. 중국은 정전협상에서도 자국에 유리하게 협상을 이끌어가기 위해 한편으로는 협상하고 한편으로는 전투하는 ‘일면협상(一面協商) 일면전투(一面戰鬪)’를 2년 이상 끌면서 참혹한 인명피해를 낳았다.

중국은 6·25전쟁을 미국이 이승만을 교사해 일으킨 전쟁이자 중국을 침략하기 위한 음모라고 가르치고 있다. 이달 7일 BTS가 밴플리트상을 수상하면서 한 “한국전쟁은 양국이 겪은 고난의 역사”라는 말에 대해서조차 중국 누리꾼과 언론의 선동이 먹히는 것은 자국민에게 왜곡된 역사를 가르치기 때문이다. 한국과 중국은 28년 전 국교를 맺고 친선을 쌓아가는 관계다. 한국이 당한 비극에 대해 가해자를 도운 입장에서 사죄는커녕 역사를 왜곡하며 자화자찬하는 일은 삼가야 마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