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법무부가 20일 세계 최대 검색엔진 구글의 반독점 행위에 대해 연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20년 전 혁신으로 사랑받던 구글이 지금은 검색서비스, 검색광고 시장에서 독점을 유지, 확장하기 위해 반경쟁적 전술로 제국의 초석을 쌓고 있다”고 법무부는 소장에 썼다. 미 검색시장의 80%를 차지한 구글이 크롬 등 자사 앱을 기본 탑재하도록 스마트폰 생산업체에 수십억 달러를 제공하고, 안드로이드폰에서는 앱 삭제가 불가능하도록 함으로써 경쟁업체의 시장 진입을 막았다는 혐의다.
▷100년 이상 시차가 있어도 구글과 스탠더드오일은 닮은 점이 많다. 1998년 혁신적 검색엔진을 개발한 구글은 검색광고로 자금력을 확보한 뒤 인수합병을 통해 몸집을 불렸다. 2006년 ‘유튜브’를 16억5000만 달러에 인수한 게 대표적이다. 플랫폼을 장악한 뒤에는 스탠더드오일이 그랬듯 경쟁자를 억제하기 위한 조치들을 취했다.
▷록펠러는 돈 버는 일엔 독사 같았지만 대학 등에 막대한 돈을 낸 ‘기부왕’이었다. 구글의 모토도 초창기 ‘사악해지지 말자(Don‘t be evil)’부터 5년 전 바뀐 ‘옳은 일을 하라(Do the right thing)’까지 늘 선한 의지를 강조해 왔다. 하지만 구글은 유럽, 한국에서 세금을 제대로 안 내고 독점적 지위를 이용해 돈을 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한국도 인터넷 검색 시장의 70%가량을 네이버가 차지하는 등 포털 공룡의 독점적 지위에 따른 폐해가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국내외 포털 공룡들의 몸 불리기와 탐식(貪食)이 어디까지 치달을지, 어떤 반작용을 불러올지 주목된다.
박중현 논설위원 sanjuc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