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원 통천 출신의 고인은 서울대 사범대 역사학과를 졸업하고 ‘한국고대농업사연구’ ‘조선후기농업사연구’ ‘한국중세농업사연구’ ‘한국근대농업사연구’ 등 저서를 남겼다. 그는 조선 후기 전북 지역 논과 밭의 양안(量案·토지대장) 연구를 토대로 ‘경영형 부농(富農)’ 개념을 제시했다. 경영형 부농은 당시 시장에 판매할 목적으로 대규모 농지를 경작하고 임노동자까지 고용했다는 것이다. 이 개념은 조선 사회에서 자본주의의 싹이 존재했다는 한국사의 내재적 발전론(자본주의 맹아론)을 뒷받침하고 있다.
고인의 저서는 ‘김용섭 저작집 1∼9’로 모아서 정리됐고 올해 2월 한국학중앙연구원 제1회 한국학 저술상에 선정됐다. 유족은 부인 김현옥 씨와 아들 기중 서울대 의대 교수, 딸 소연 씨가 있다. 빈소는 서울대병원, 발인 23일 오전 6시. 02-2072-2011
정성택 기자 neon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