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명 사망… 1명은 부작용 의심
텅빈 백신 접종실 21일 서울 동대문구 한국건강관리협회 서울동부지부에 설치된 인플루엔자(독감) 백신 접종실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최근 독감 백신을 맞은 뒤 사망하는 사례가 이어지면서 독감 백신을 둘러싼 시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 ‘아나필락시스’ 가능성 있나
의료 전문가로 구성된 예방접종피해조사반은 사망자 중 1명은 접종 직후 호흡 곤란이나 쇼크 등이 발생하는 아나필락시스 부작용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아나필락시스로 판단하는 핵심적인 근거는 접종 후 사망에 이르기까지 걸리는 시간이다. 질병청에 따르면 사망자 한 명은 접종부터 사망까지 2시간 30분이 걸렸다. 이 사망자는 유족 요청에 따라 정확한 접종 경위가 공개되지 않았다.
아나필락시스는 단백질 과민 반응이다. 독감 백신은 유정란에서 바이러스를 배양한 제품이 많기 때문에 심한 달걀 알레르기가 있다면 접종에 유의해야 한다.
○ 기저질환 영향 미쳤나
21일 오후 6시 47분경 경북 안동에서도 독감 백신을 접종한 70대 여성이 사망했다. 이 여성 역시 평소 고혈압, 당뇨, 부정맥, 심장질환 등의 기저절환이 있었다. 대구시에 따르면 이날 0시 5분 파티마병원에서 사망한 A 씨(78)의 경우 약 5년 동안 파킨슨병을 앓았다. 만성폐쇄성폐질환과 부정맥 심박세동도 있었다. A 씨는 119 구급대에 의해 파티마병원 응급실로 이송됐고, 당일 오후 8시 중환자실로 옮겨졌다. 대구시의 분석 결과 A 씨의 직접 사인은 질식사였다. 독감 백신과의 연관성이 없다는 것이다.
○ 특정 백신이 문제가 됐나
사망자 9명이 접종받은 백신은 5개 제조사의 6개 제품이다. 질병청에 따르면 보령바이오파마(2개), 녹십자(1개), 한국백신(1개), LG화학(1개), SK바이오사이언스(1개) 제조 백신으로 조사됐다. 질병청은 제품이 제각각인 데다 특히 제조번호가 모두 달라 특정 백신의 문제에 의한 부작용일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또 해당 백신을 같은 의원에서 같은 날 접종한 사람들의 중증 이상반응이 아직 확인되지 않은 것도 이런 판단에 영향을 끼쳤다. 올 들어 백신 이상반응 신고가 부쩍 늘어난 이유에 대해 질병청은 상온 노출 및 침전물 발견 백신 접종자에 대한 이상반응을 적극적으로 조사한 데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백신 안전성에 대한 문제가 제기되면서 많은 사람들이 이상반응에 대해 신고하고 있어 늘어난 부분도 있다”고 설명했다.
김상운 sukim@donga.com·강동웅 / 대구=명민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