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갑석 더불어민주당 의원. /뉴스1 DB © News1
월성1호기 조기 폐쇄와 관련한 감사원의 감사 결과를 놓고 여야의 갈등이 국정감사 현장에서 폭발했다. 야당 의원들이 ‘조작’, ‘은폐’, ‘농단’ 등의 표현을 쓰며 정부를 강하게 몰아붙였고, 야당 의원들은 “근거 없이 말하지 말라”고 반박했고, 결국은 반말과 고성까지 오갔다.
22일 열린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산업통상자원부 대상 종합 국정감사에서 김정재 국민의힘 의원은 “감사 결과는 월성1호기 폐쇄가 얼마나 급진적으로 ‘묻지마’ 식으로 진행됐는지 진실을 파헤치는 첫 걸음이 됐다”면서 “청와대의 초갑질, 산업부의 갑질이 있었고, 그들의 협박과 겁박 앞에 무릎을 꿇을 수밖에 없는 초라한 공기업 한수원이 있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대통령은 내 말이 곧 법이라는 식으로 법과 원칙 위에 군림했고, 장관과 공무원은 국민이 아닌 대통령만 바라보며 위법과 반칙을 일삼았다”면서 “심지어는 후배 공무원을 조작에 개입시켜 죄인을 만들었다. 정상과 상식에 왜 이리 큰 괴리가 있나. 정권에 충성하지 말고 국민에 충성하라”고 몰아쳤다.
그러자 송갑석 더불어민주당이 의사진행 발언을 통해 제지에 나섰다. 송 의원은 “김정재 의원의 방금 질의는 매우 유감스럽다”면서 “대통령·청와대와의 관계가 어떻게 드러났다는 어떠한 내용도 감사 보고서에 없다. 그 관계를 밝혀내는 질의를 해야 하지 않나. 근거도 없이, 마치 여기 나온 분들이 범죄자인 것처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김 의원이 “동료 의원의 발언에 딴지를 거는 것은 예의가 아니지 않냐”면서 송 의원에게 발언 기회를 준 이학영 위원장의 진행에도 문제를 삼았다.
발언을 이어나가려던 송 의원은 김 의원의 항의가 계속되자 끝내 화를 냈다. 송 의원은 “의사진행발언을 제가 하고 있다. 어디서 끼어들고 있어”라며 “질의에도 정도가 있다. 국회의원이라고 아무 말이나 다할 수 있어?”라고 말했다.
그러자 김 의원은 “반말·삿대질 하지 마라. 사람 치겠다”라며 받아쳤고, 다른 여야 의원들까지 끼어들면서 장내가 아수라장이 됐다. 이학영 위원장은 급하게 오전 국감 종료를 선포했다.
김정재 의원은 “경제성 외에 안전성과 지역수용성은 감사대상이 아니었던 만큼, 명백한 결론을 내리는 데 한계가 있었던 것이 사실”이라며 “그럼에도 산업부는 마치 안전성과 지역 수용성에 대해서는 면죄부를 받은 것처럼 착각하고 있다”며 추가 감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반면 신영대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애초 20대 국회에서 감사 요청을 한 것 자체에 문제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신 의원은 “2023년부터 고리2호기부터 원전이 하나 둘 수명이 끝나 가는데 그때마다 감사 요청을 할 것인가”라며 “월성1호기의 경우에도 처음부터 행정법원 1심에서 수명 연장 절차가 적격하지 않다고 나왔는데 무리하게 감사대상으로 의결했다”고 말했다.
(세종=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