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정보 퍼뜨리는데 쓰일 우려… 이미 복수투표 된다는 영상 유포” 이란 정보원은 美극우단체 위장해 “트럼프에 투표하라” 협박 e메일 바이든-해리스 위협 40대 기소
이란과 러시아가 다음 달 3일 치러지는 미 대선에 본격적으로 개입하고 있다고 미 정보당국이 밝혔다. 이란 공작원은 미 극우단체 ‘프라우드 보이스’로 위장해 야당 민주당 지지 성향의 유권자에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투표하지 않으면 보복할 것”이란 협박성 e메일까지 보냈다. 각각 민주당 대통령과 부통령 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과 카멀라 해리스 상원의원에 대한 협박까지 등장하는 등 막바지로 접어든 선거전이 갈수록 혼탁해지고 있다.
존 랫클리프 미 국가정보국장(DNI)은 21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이란과 러시아가 일부 유권자 등록 정보를 빼냈다. 이 자료가 외부 세력이 가짜 정보를 퍼뜨리는 데 쓰일 수 있다”며 “이란이 미 유권자를 위협하고 사회 불안을 일으키며 미 대통령에게 해를 입힐 목적으로 가짜 e메일을 보냈다”고 밝혔다. 그는 “이런 일은 적국(敵國)의 절박한 시도”라며 “여러분의 투표는 안전할 것이라고 믿어도 된다”고 강조했다.
최근 플로리다 펜실베이니아 애리조나 등 핵심 경합주의 일부 민주당 지지 유권자들은 “당신이 선거일에 트럼프에게 투표하지 않으면 당신을 찾아가겠다”는 위협 메일을 받았다. 이란은 일부 유권자에게 복수 투표가 가능하다는 거짓 정보가 담긴 동영상 또한 유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미 대통령 비밀경호국은 바이든 후보와 해리스 후보를 위협한 혐의로 메릴랜드 주민 제임스 리드(42)를 기소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달 4일 민주당 지지자의 집에 ‘해리스를 성폭행하고 바이든은 죽을 만큼 심하게 때리고 총을 쏘겠다. 지지자 역시 표적이 될 수 있다’는 메모를 보냈다.
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