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셋값 상승폭 9년 만에 최대
송도국제도시는 인천에서 신축 대단지 아파트들이 밀집한 대표적인 지역이다. 보통 신규 입주가 많으면 매물이 한꺼번에 쏟아져 전셋값도 비교적 낮다. 하지만 송도가 위치한 연수구는 10월 셋째 주(19일 조사 기준) 전국 규제지역 중 세종을 제외하고 가장 높은 전셋값 상승률을 보였다.
서울을 중심으로 시작된 전세시장 불안이 인천과 경기뿐만 아니라 전국으로 번지고 있다. 주거 여건이 좋은 지역으로 ‘쏠림 현상’이 나타나는 게 특징이다. 지방과 수도권 중저가 아파트 위주로 매매가까지 다시 오르고 있어 전세가가 매매가를 다시 끌어올리는 ‘악순환’이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지역별로 인천에서는 연수구(0.94%), 경기에서는 고양시 덕양구(0.47%) 용인시 수지구(0.45%) 수원시 권선구(0.39%) 광명시(0.38%) 등의 상승세가 높았다. 주로 신축 대단지 아파트가 밀집했고 직주 근접성이나 서울 접근성 등이 좋아 주거환경이 좋다고 평가받는 지역들이 많이 올랐다. 서울도 다르지 않았다. 강북에서는 노원구(0.1%), 강남에서는 송파구(0.11%)의 상승률이 다른 지역에 비해 높았다. 교육과 주거환경 면에서 실수요자들의 선호도가 높은 지역들이다.
여기에 경기에서는 3기 신도시 청약을 기다리는 수요로 전세 수요가 많은 상황에서 임대차 2법이 불을 댕겼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기 고양시 덕양구의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1000채 규모의 단지에 전세 매물이 딱 하나 남았고, 그나마도 내년 2월은 돼야 입주가 가능해 남아있다”며 “매물이 있는지 묻는 전화를 받느라 중개업소들도 힘들어할 정도”라고 전했다.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돼 매매가격 안정세를 보이고 있는 충북 청주시에서도 전셋값이 전주 대비 0.45% 오르며 상승폭이 두 배 이상 커졌다. 대구 수성구(0.3%)도 전세가격 오름폭이 컸다. 세종(1.26%)은 전주 대비 다소 상승폭이 줄어들긴 했지만 여전히 전국적으로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최근 매매가격 상승세가 강한 울산도 전세가격이 전주 대비 0.5% 올랐다.
이처럼 전국적으로 전세가격 상승세가 확대되는 가운데 매매가격까지 지방과 수도권 중저가 아파트를 중심으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이새샘 iamsam@donga.com·정순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