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검찰총장이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대검찰청에 대한 국정감사에 출석해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20.10.22/뉴스1 © News1
윤 총장은 23일 새벽까지 이어진 국감 막바지에 “임기 후 정치를 할 마음이 있느냐”는 국민의힘 김도읍 의원의 질문이 나오자 “소임을 다 마치고 나면, 저도 우리 사회의 많은 혜택을 받은 사람이기 때문에 사회와 국민들을 위해서 어떻게 봉사할지, 그런 방법은 천천히 한번 생각해보겠다”고 했다. 김 의원이 재차 “‘그런 방법’에 정치도 들어가느냐”고 묻자 윤 총장은 “그것은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했다. 시인도 부인도 안한 것이다.
이 발언이 알려지자 우선 윤 총장 일가의 고향(충남 공주)인 충청권 의원 등은 기대감을 강하게 드러냈다. 총선에서 윤 총장을 대선 후보로 만들 수 있다는 의사를 내비쳐왔던 정진석 의원(충남 공주·부여·청양)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국감에서 보인 모습이 답답하고 지친 국민에게 새로운 영감과 기대를 불러일으켰다”면서 “정치 전선에 뛰어든다면 충청권의 반응은 폭발적일 것”이라고 했다. 홍문표 의원(충남 예산·홍성)의원은 “국감 뒤 지역민들의 기대 섞인 전화를 많이 받았다. 당의 문을 열려있다”고 했다. 검사 출신 김웅 의원은 페이스북에 “법사위 국감은 영화 글래디에이터 보는 것 같았다”면서 “백전불굴의 장군을 묶어놓고 애송이들이 모욕하고 온갖 공작을 동원하지만 결국은 ‘넘사벽’ 실력차를 넘지 못했다”고 호평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현재 야권에선 대선 후보 여론조사 지지율이 10%가 넘는 주자가 없는 만큼 수차례 여론조사에서 야권 1위를 기록한 윤 총장의 영입은 필연적 아니겠느냐”고 말하기도 했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장-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0.10.21/뉴스1 © News1
대통령 후보 선출을 선거일 120일 전까지 하도록 돼 있는 국민의힘 당헌당규에 따르면, 2022년 3월 9일 치러질 대선을 위해선 2021년 11월 10일까지 당내 경선이 마무리 돼야 한다. 이에 따라 7, 8월경 대선 경선이 치러지면, 7월 24일 임기를 마치는 윤 총장이 야당 주자로 뛰어드는 데는 일정상 문제는 없다.
윤다빈기자 empty@donga.com
최우열 기자 dns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