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삼성회장 타계]IOC 위원으로 스포츠 외교 이끌어 레슬링협회장 시절 ‘올림픽 金 7개’… 호암상 만들어 예술-과학계 지원도
동아일보 DB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은 한국 스포츠 발전에도 큰 발자취를 남겼다.
1996년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이 된 이 회장은 한국 스포츠 외교를 주도했다. 특히 강원 평창이 세 번의 도전 끝에 2018 겨울올림픽을 유치하는 데 앞장섰다. 1988년 서울 올림픽 때 로컬 스폰서로 올림픽에 처음 참여한 삼성은 1997년부터 IOC와 톱(TOP·The Olympic Partner) 계약을 한 뒤 1998년 나가노 겨울올림픽을 시작으로 2028년 로스앤젤레스 올림픽까지 30년 동안 최고 레벨의 올림픽 후원을 하고 있다. 이 회장은 와병 중인 2017년 IOC 위원직을 사퇴했다.
서울대사대부고 재학 시절 레슬링을 했던 이 회장은 그 인연으로 1982년부터 1997년까지 대한레슬링협회 회장을 지냈다. 재임 기간 한국 레슬링은 올림픽 금메달 7개를 포함해 주요 국제대회에서 금메달만 40개를 얻었다.
이 회장은 1990년 호암상을 제정해 예술·과학계를 폭넓게 지원했다. 이병철 창업자(1910∼1987)의 호를 따 명명한 호암상은 물리수학, 화학생명과학, 공학, 의학, 예술, 사회봉사 등 6개 부문과 특별상을 시상한다. 김빛내리(서울대 생화학과 교수), 백남준(비디오아티스트) 이불 서도호(이상 미술작가), 박완서 이문열(이상 소설가), 정경화(바이올리니스트), 임권택(영화감독), 강수진(발레리나), 김민기(극단 학전 대표) 등이 이 상을 받았다. 1987년 이 회장은 백남준과 처음 만났고 이후 삼성전자가 그의 비디오아트를 공식 후원했다. 일본 소니 제품을 사용했던 백남준은 국립현대미술관에 있는 작품 ‘다다익선’ 등을 삼성전자 TV 모니터로 제작했다.
유재영 elegant@donga.com·손택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