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박윤석 임정은 왕보인
산울림 대표작 7편 재구성
70분에 명장면-명장면 엮어

연극 ‘카페신파’ 중 술자리에서 연극에 대해 넋두리하는 장면을 재현한 왕보인, 박윤석, 임정은 배우(왼쪽부터). 산울림소극장 제공
당초 3월 막을 올릴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 여파로 7개월이 지나서야 관객을 만났다.
사실 70분은 극단 산울림의 역사를 담아내기엔 한참 부족하다. 산울림의 ‘산파’ 임영웅 연출가의 아들인 임수현 연출가(서울여대 불문과 교수)는 극단의 대표작 7편의 명장면과 명대사를 추려내 엮었다. ‘목화밭의 고독 속에서’ ‘고도를 기다리며’ ‘이방인’, 여성극 ‘그 여자’ ‘딸에게 보내는 편지’, 창작극 ‘카페 신파’ ‘챙’이 등장한다.
산울림의 대표 브랜드가 된 ‘고도를 기다리며’ ‘이방인’에서 열연한 박윤석은 “무대에 서니 바닥, 벽돌 한 장 한 장, 조명장치가 제게 말을 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더라. 관객, 배우뿐만 아니라 이 공간의 이야기도 보여주겠다”고 했다. 산울림 고전극장에서 연기한 왕보인은 “추억을 불러일으키자는 취지도 있지만 마지막 대사 ‘그럼 갈까?’처럼 미래로 도약하는 의미도 있다. 관객과 미래를 함께 그려보고 싶다”고 했다.
산울림을 논할 때 빠질 수 없는 것이 시대를 앞서간 여성극이다. ‘산울림 편지콘서트’에 출연했던 임정은은 “대본을 보며 과거 여성상에 공감하고 연민의 감정도 느꼈다. 작품을 제가 이해하고 탐구한 대로 선배 여배우들 연기에 ‘임정은식’ 연기를 입혔다”고 설명했다.
산울림을 거쳐 간 배우의 이름만 나열해도 한국의 연극사를 읽어낼 수 있다. 이번 공연의 세 배우에게 이들은 오마주(경의) 대상이자 도전 과제이기도 했다.
“단순히 과거 작품의 재현일 수도 있고, 재해석이 될 수도 있다. 선배들이 이 대본과 만났을 때 어떤 마음이었을지 떠올려 봤다. 세 배우가 새롭게 그려본 산울림의 35년을 즐겨주시기 바란다.”(박윤석)
김기윤 기자 pe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