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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학생과학발명진흥한마당… 과기부장관상 수상자들

입력 | 2020-10-27 03:00:00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외부 활동이 줄면서 인기를 끌고 있는 홈트레이닝을 도와줄 운동기구, 거미가 싫어하는 향을 이용한 거미줄 방지제, 학생들이 횡단보도를 안전하게 건너게 도와주는 정지선 차단 장비가 학생 최우수 발명 아이디어로 선정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최하고 동아일보사와 국립중앙과학관이 주관, 한국야쿠르트가 협찬한 ‘2020 학생과학발명진흥한마당’의 수상작이 26일 발표됐다. 1979년부터 국립중앙과학관과 동아일보사, 한국야쿠르트가 매년 개최해온 전국학생과학발명품경진대회가 코로나19로 내년으로 연기되면서 대신 열린 온라인 행사다. 올해 최고상인 과기부장관상 수상의 영예를 안은 초·중·고등부 수상자들을 만나봤다.》


“거미 싫어하는 향에 착안 거미줄 방지제 개발”

초등 부문 민석희 군

“무인빨래방을 하는 엄마와 편의점을 하는 할머니가 거미줄 때문에 어려움을 겪는 모습을 보고 거미줄을 막는 발명품을 떠올렸습니다.”

초등학교 부문 과기부장관상 수상자로 선정된 민석희 군(제주국제학교 6학년·사진)은 놓치기 쉬운 일상생활 속 불편함을 포착하고 자신만의 논리로 차근차근 문제를 해결해 심사위원들의 주목을 받았다.

민 군은 “거미가 온도와 함께 특히 향에 민감하다는 사실에 착안했다”며 “커피나 계피, 로즈메리 등의 향을 추출해 이를 문지르거나 뿌려 바를 수 있도록 스틱형 방지제와 스프레이를 개발했다”고 말했다. 여기에 산성물질을 첨가해 거미가 거미줄을 치려고 해도 거미줄이 금방 녹아버릴 수 있게 기능을 추가했다. 열을 발생시키는 물질도 효과가 있지만 위험성 때문에 사용하지 않았다고 한다. 실제 실험을 해보니 방지 스틱을 바른 곳에는 3일간 거미가 거미줄을 치지 않는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민 군은 “3일에 한 번 방지제를 바르면 효과가 좋다”고 정확하고 안전한 사용법을 제시하기도 했다.

현재 제주도에서 홀로 기숙사 생활을 하는 민 군은 발명의 모든 과정을 혼자 해결했다. 민 군은 “평소 환경에 관심이 많아 스스로 공부한 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소감을 밝혔다.


“신호등 바뀌면 차단장치… 등굣길 안전지킴이”


중등 부문 김지민 군


“엄마가 추운 날 식사도 거르면서 학교 앞에서 학생들의 안전한 등교를 위해 녹색어머니회 활동을 하던 모습을 보고 이를 대체할 기술을 연구하게 됐습니다.”

중학교 부문 과기부장관상을 받은 김지민 군(경기 시흥시 배곧중 2학년·사진)은 신호등이 녹색으로 바뀌면 차단 장치가 자동으로 내려와 학생들이 안전하게 횡단보도를 건널 수 있도록 한 ‘등굣길 안전 지킴이’를 발명했다.

김 군이 이 기술을 발명할 결심을 하게 된 건 사랑하는 가족이 등굣길에 자신과 친구들을 위해 보여준 헌신 때문이었다. 춥거나 날씨가 궂은 날에도 깃발을 들고 있어야 하는 고충을 덜기 위해 종이에 펜으로 스케치를 하며 아이디어를 구상했다. 문득 ‘철길 등에 설치된 차단기를 학생들을 안전하게 등교시키는 데 활용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떠올렸다고 한다. 평소 손으로 무언가 만들기 좋아하던 김 군은 가정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과학교구와 모터 등 전자 장비를 이용해 기술을 시연해 보면서 실용성과 유용성을 확인했다.

로봇 공학자가 꿈인 김 군은 이미 이 작품의 다음 버전도 마음에 품고 있다. 김 군은 “눈 오는 날 등 악천후에 횡단보도를 건널 때 보행을 도와주는 추가 기능을 설치해 보다 안전한 등교를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터치 센서 설치해 팔굽혀펴기 자동으로 측정”

고등 부문 이준형 군

고등학교 부문 과기부장관상 수상자인 이준형 군(경기 안산시 한국디지털미디어고 3학년·사진)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집에 머무르는 시간이 늘어난 상황에 어울리는 발명품을 출품해 관심을 받았다.

이 군은 미끄럼 방지 및 자동 카운터 기능이 내장된 팔굽혀펴기 체력 측정 기구를 발명했다. 이 군은 “수행평가를 위해 팔굽혀펴기를 할 때 사람이 수동으로 횟수를 측정하는데, 제대로 동작을 취했는지 공정하게 측정하기 어렵다”며 “보조자 필요 없이 팔굽혀펴기를 정확히 측정하기 위해 작품을 개발했다”라고 말했다.

중학생 때부터 발명에 매료됐다는 이 군은 공업사를 직접 찾아다니며 기구를 디자인했다. 여기에 터치 센서를 설치해 제대로 된 자세로 팔굽혀펴기를 해야만 가슴 부위가 센서에 닿아 횟수가 계산되도록 했다.

이 군은 “작품에 이용한 터치센서는 2600만 번을 사용할 수 있어 내구성이 우수하고 가격도 기존 제품의 7분의 1 수준으로 경제적인 게 장점”이라고 밝혔다. 실용성까지 꼼꼼히 따지는 모습에서 프로 못지않은 발명가의 자세가 보였다. 이 군은 “계속 발명을 하고 싶다”며 “특히 고도의 기술이 들어간 정보기술(IT) 제품을 개발하는 게 꿈”이라고 했다.



윤신영 동아사이언스 기자 ashill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