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삼성회장 타계]하루종일 이어진 정-재계 조문 정세균 “富와 일자리 만든 분” 손경식 “생각 깊어 성공적 결정” 최태원 “최초 글로벌 기업 만든 분” 양향자 “거지근성 버리란 말 기억나”
정세균 국무총리,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왼쪽 사진부터) 등이 26일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빈소를 찾았다. 정 총리는 “고인은 국가의 부와 일자리를 만드는 데 기여했다”며 추모했다. 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사진공동취재단
이날 오전에는 이 회장의 입관식이 진행됐다. 입관식에는 이 회장의 부인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 등 가족들이 참여했다.
오전 10시부터 시작된 조문에는 정재계 인사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고인의 여동생인 신세계그룹 이명희 회장은 오후 2시 30분경 정용진 부회장, 정유경 백화점부문 총괄사장, 그룹사 사장단과 함께 빈소를 찾았다. 이재현 CJ 회장은 이틀 연속 방문했다.
정치권에서도 혁신 기업인을 잃은 데 대한 아쉬움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날 오전 빈소를 찾아 “고인은 보통 사람들은 상상도 할 수 없는 탁월한 혁신을 이뤘다”며 “세계적 기업으로 국가적 위상과 국민의 자존심을 높여준 데 대해 감사드린다”고 했다. 그러면서 “(삼성이) 한국 경제를 더 높게 부양하고 더 앞으로 발전시키면서 세계인의 사랑을 받는 기업으로 더욱 도약해 주기를 바란다”고 했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도 오후에 빈소를 찾아 “경제수석 당시 (이 회장을) 자주 만났다”며 “창의적인 머리를 가지고 (경영을) 했기 때문에 오늘날 국제 시장에서 한국의 위상을 높이는 데 큰 기여를 했다”고 말했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은 “고인이 미국 애틀랜타에서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으로 뽑혔을 때, 한국이 유엔에 가입할 때 등 이 회장이 함께했던 순간들이 기억난다”며 “내가 유엔 사무총장에 당선됐던 것도 삼성과 같은 기업이 대한민국의 국격을 올린 것에 도움을 받지 않았나 늘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했다.
삼성전자 최초의 고졸 출신 여성 임원을 지낸 양향자 민주당 최고위원은 빈소를 찾아 “보잘것없는 저에게, 배움이 짧은 저에게 늘 거지 근성으로 살지 말고 주인으로 살아야 한다고 해주신 말씀이 기억난다”고 말했다. 호암재단 이사장을 맡고 있는 김황식 전 총리는 “평창 올림픽 때 총리직을 맡으며 이 회장을 모시고 동계올림픽을 유치하려 노력했던 기억이 난다”며 “우리 기업이, 우리 제품이 일류 상품이 될 수 있다는 걸 현실로 실현해주신 분”이라며 이 회장을 기렸다.
이 밖에 인촌기념회 이사장인 이용훈 전 대법원장, 홍남기 경제부총리 등도 조문하며 고인을 추모했다.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 싱하이밍(邢海明) 주한 중국대사, 에르신 에르친 주한 터키대사 등도 빈소를 찾아 각국을 대표해 애도를 표했다.
허동준 hungry@donga.com·김지현·서동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