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삼성회장 타계]3대째 내려오는 ‘리더의 덕목’ 이병철 선대 회장 휘호-조각품 건네 “삼고초려로 인재 확보 전력투구” 아들 이재용에겐 그림 물려줘
1980년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왼쪽)와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함께 찍은 기념사진. 삼성전자 제공
이 회장은 2003년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이 그림의 의미에 대해 “최고경영자(CEO)는 사람에 대한 욕심이 있어야 한다. 필요한 인재라면 삼고초려, 아니 그 이상을 해서라도 반드시 확보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삼성 특유의 인재 경영에 대한 강한 의지가 그대로 담겨 있는 셈이다.
이 회장도 1970년대 후반 이병철 선대 회장에게 ‘경청(傾聽)’이라는 휘호(揮毫)를 전달받았다. 철저하고 빈틈이 없는 성격이었던 이병철 창업주는 이 회장에게 “상대의 말을 주의 깊게 들으며 진심과 의도를 끄집어내야만(경청) 상대방을 설득해 움직일 수 있다” “어떠한 싸움닭이 덤벼도 흔들리지 않는 나무 닭(목계·木鷄)의 초연함과 의연함은 리더의 권위를 만들어낸다”는 조언을 자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은 ‘경청과 목계’라는 아버지의 가르침에 ‘삼고초려’를 더해 아들인 이재용 부회장에게 물려줬다. 남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어떤 싸움에서도 평정심을 잃지 말아야 하고, 인재를 구하는 데 전력을 다하라는 가르침은 시대가 흘러도 리더로서 갖춰야 하는 덕목으로 3대째 이어져 내려오고 있다.
서동일 기자 d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