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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컬 이슈]정부 “독감백신-사망 인과성 낮아… 고위험군은 접종하는 게 나아”

입력 | 2020-10-28 03:00:00

독감백신 맞아도 될까
백신 접종 후 누적 사망자 59명
“아나필락시스 반응 가능성 적어”
제조-수입사 7개국… 중국산 없어




20일 서울 강서구 한국건강관리협회 서울서부지부에서 한 시민이 인플루엔자(독감) 백신을 맞고 있다. 앞서 인천에서 독감 백신을 맞은 18세 고교생이 16일 사망한 데 이어 전북 고창군과 대전에서 각각 독감 백신을 맞은 70대와 80대가 20일 숨진 채 발견되자 독감 백신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동아일보DB

26일 논란 속에서 만 62∼69세를 대상으로 한 독감백신 무료접종이 시행됐다. 정부는 인플루엔자(독감) 백신 접종 부작용 논란에 대해 송구하다는 입장을 밝히면서도 백신과 사망 간 인과성이 확인되지 않은 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독감이 동시에 유행하는 이른바 ‘트윈데믹’을 막기 위해서라도 접종을 계속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런가하면 일부 전문가들 사이에선 독감백신을 접종한 사망자가 연일 증가하면서 국민 불안이 높아지고 있다며 ‘안정성이 검증된 후’ 접종을 하거나 접종 인원, 접종 시기 등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는 지적을 하고 있다. 독감백신, 논란이 되고 있는 몇 가지를 짚어봤다.


-매년 이맘때면 이뤄지는 독감백신 접종. 하지만 올해 유난히 사망 사례가 많이 나오고 있다. 이전에는 이런 일이 없었을까.

작년 겨울 만 65세 이상 독감백신 접종자는 668만 명으로 백신 접종과 상관없이 숨진 사람이 1531명이었다. 접종자 중 사망자 비율은 0.02%로 독감백신과 사망 원인 사이의 연관성이 확인된 경우는 없다.

올해 만 62세 이상 백신 접종자는 423만 명 정도다. 사망자 대비 접종자 비율은 약 0.001%. 올해보다 지난해가 20배가량 높다.

2009년 이후 지금까지 사망자 가운데 독감백신 이상 반응으로 피해보상이 인정된 사례는 2009∼2010 절기에 1명이다. 당시 환자는 10월 백신 접종 이후 근력 저하가 발생하는 ‘밀러-피셔 증후군’으로 진단된 이후 상태가 호전되지 않아 다음해 2월 숨졌다.

독감은 감기와 달리 호흡기를 통해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감염돼 생기는 병으로 세균성 폐렴 등 합병증이 발생해 악화될 경우 입원하거나 사망하는 사례가 있다. 방역당국은 독감백신을 접종한 뒤 사망했다는 신고가 25일까지 누적 59명 접수됐고 그중 46명은 인과성이 낮은 것으로 판단했다. 현재 조사 중인 나머지 13명은 역학조사가 완료되는 대로 피해조사반 회의를 열고 인과성을 판단하기로 했다.


-급성기 과민반응이다.

독감백신과 연관해서 나올 수 있는 부작용은 ‘아나필락시스’ 반응이다.

30분 이내에 쇼크나 저혈압으로 사망하게 된다. 현재까지 사망자를 보면 증상을 보였던 때가 짧아야 두시간 반 이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아나필락시스 반응의 가능성은 적다고 말한다.

‘길랭-바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는데 이는 독감백신을 접종하고 1∼2주 지나서 다리부터 위로 마비가 올라오는 증상을 보인다. 하지만 하루이틀 내에 갑자기 사망한 사례가 대부분으로 독감백신 부작용 범주에 들어가지 않는다.


-올해 국가 무료 독감백신이 3가에서 4가로 변경됐다. 사망과 연관 있을까.

작년까지 국가에서 지원한 독감 무료백신은 3가 백신이었다. 하지만 지난해에도 대부분 유료접종은 4가 접종을 진행했다. 임상적으로 3가 백신과 4가 백신 간의 안전성에는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무료 독감백신이 중국산이라는 주장이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에 따르면 올해 국가예방접종사업에 참여한 백신 제조·수입사는 7개사다. 이중 국내 회사인 LG화학, 녹십자, SK바이오사이언스, 보령바이오파마, 한국백신, 일양약품 등 6개사는 모두 국내에서 독감백신을 제조한다. 프랑스에 본사를 둔 사노피파스퇴르가 국가예방접종사업에 참여한 유일한 외국 회사인데 독감백신 전량을 프랑스에서 제조한다.

이 밖에 국가예방접종사업에 참여하지는 않았으나 유료접종 등을 통해 국내에 유통되는 독감백신을 제조하는 회사는 보령제약, 동아ST, 글락소스미스클라인 등 3곳이 있다. 국내 회사인 보령제약, 동아ST는 국내에서 독감백신을 제조하고 영국에 본사를 둔 글락소스미스클라인은 독일에서 생산한다. 이번 시즌 국내 독감백신 중에는 중국에서 원액을 들여와 제조한 제품이 없다.



-독감백신 접종해야 하나.

방역당국은 독감백신과 지금까지 사망사례들을 조사한 결과 독감백신이 원인일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밝혔다. 오히려 국내에서 한 해 3000여 명이 계절 독감으로 사망하기 때문에 고령자, 기저질환자 등 고위험군의 경우 예방접종의 이득이 훨씬 크다고 강조했다.





독감예방접종 주의사항

■ 예방접종 받기 전

-건강 상태가 좋은 날에 예방접종을 받는 것이 좋다.
-예방접종지정의료기관을 확인하고 평소 다니는 가까운 의료기관에서 접종을 받는다.
-혼잡을 피하고 장시간 기다리지 않도록 사전 예약을 한다.


■ 예방접종 받을 땐

-대기하는 동안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고 안정을 취한다.
-예방접종 전 예진 시 현재 아픈 증상이 있거나 평소 앓고 있는 만성질환, 알레르기 등이 있다면 반드시 의료진에게 말한다.
-접종 후에는 20∼30분간 접종기관에서 이상반응이 있는지 관찰하고 귀가한다.


■ 예방접종을 받은 후엔

-접종 당일은 몸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쉬고 접종 후 2∼3일간은 몸 상태를 주의 깊게 살핀다.
-예방접종 후 접종 부위의 통증, 빨갛게 부어오름, 부종이나 근육통, 발열, 메스꺼움 등 경미한 이상반응은 접종 후에 일시적으로 나타날 수 있으며 대부분 1∼2일 이내에 호전된다.
-접종 후 고열이나 호흡곤란, 두드러기, 심한 현기증 등이 나타나면 즉시 의사의 진료를 받아야 한다. (어린이는 계속 보채고 잘 먹지 않거나 평소와 다른 모습을 보이면 의사의 진료를 받는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